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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관저에 일가 친척들 불러 망년회”…정부시설 사적 이용한 기시다 장남

“총리관저에 일가 친척들 불러 망년회”…정부시설 사적 이용한 기시다 장남

기사승인 2023. 05. 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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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앞줄 가운데)가 2021년 11월 10일 총리관저에서 2기 내각 각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왼쪽). 기시다 총리의 장남이자 총리 비서관인 기시다 쇼타로(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지난해 12월 30일 총리관저 계단에서 일가 친척·친구들과 내각 발족 기념사진을 흉내내는 듯한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일본 총리관저 공식홈페이지, 주간문춘 홈페이지(분슌온라인)
일본 국민들에게 문제아로 낙인 찍힌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장남이 이번에는 정부시설인 총리관저를 사적으로 이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저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주간문춘은 23일 단독보도를 통해 기시다 총리의 장남이자 총리 비서관인 기시다 쇼타로가 지난해 연말 일가 친척과 친구들을 총리 관저에 불러 망년회를 열고 자신이 총리가 된 양 붉은색 양탄자가 깔린 계단에서 내각 기념사진을 찍는 등 정부시설을 사적 이용한 사실을 폭로했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의 후속 보도에 따르면 주간문춘은 망년회에 참석한 쇼타로의 사촌동생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련 사진을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주간문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지난해 12월 30일로, 당시 총리관저에는 기시다 일가의 친척 10명과 쇼타로의 친구까지 합쳐 20여명이 모여 망년회를 열었다.

지금은 삭제된 상태지만 당시 SNS에는 망년회 참석자들이 쇼타로를 중심으로 붉은색 카펫이 깔린 총리관저 계단에 일렬해 마치 내각 출범을 기념하는 듯한 모습과 한 명씩 계단에 드러누워 찍은 개인사진들이 게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 관저는 공무를 보는 관저와 총리가 기거하는 공저로 나뉘어 있고, 같은 영지 내에는 영빈관과 집무실, 비서실, 내각 관방실 등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시설이 들어서 있다. 2021년 일본 국회에서 열렸던 대정부 질의 내용에 따르면 총리 관저는 '내각 총리 대신의 직무를 능률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의 사무와 사업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적시설'이라고 규정돼 있고, 시설 관리를 위해 연간 1억6000만엔(한화 약 16억원)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쇼타로 역시 총리비서관으로 아버지인 기시다 총리와 함께 공저에서 지내고 있기는 하지만,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공적시설에 공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가 친척과 친구들을 불러 망년회를 가진 것은 합당치 못한 일이라 지적했다.

문제는 쇼타로가 잘못된 행위로 사회적 비난을 받은 것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시다 정부 출범 이전까지 일반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었던 쇼타로는 지난해 10월 전격적으로 총리 비서관에 기용돼 세습논란이 일으켰고, 올해 1월 기시다 총리의 유럽 5개국 방문 일정에 동행했을 당시에는 본인의 쇼핑과 관광을 위해 총리 공용차를 사용해 야당은 물론 여당인 자민당에서도 "공사를 혼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아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언론 보도를 통해 불거질 때마다 필사적으로 비호해왔던 기시다 총리지만, 이번 총리관저 사적 이용 논란에 대해서는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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