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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디자인·밸런스…‘서든어택’ 알고하면 더 흥미로운 총기 제작 비하인드

기획·디자인·밸런스…‘서든어택’ 알고하면 더 흥미로운 총기 제작 비하인드

기사승인 2023. 06. 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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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출시된 이후 18년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 대표 슈팅게임 '서든어택'은 끊임없는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유저와의 소통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서든어택은 무기개편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투척 무기 '쓰로우 블레이드'를 선보였으며, 게임 실력과 미적 센스가 출중한 서든러를 위해 출시된 '마이건2' 역시 인기다. 

넥슨게임즈 공식 블로그 '넥슨게임즈 인사이드'에서는 새로운 무기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서든어택 개발진들을 조명했다.

이번 인터뷰는 서든어택실 기획팀 손요한 매니저와 아트실 서든3D아트팀 유현종 매니저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아래는 일문일답.
서든어택실 기획팀 손요한 매니저와 아트실 서든3D아트팀 유현종 매니저. /넥슨게임즈
- 서든어택에 1년간 약 70~80종의 신규 무기가 추가된다고 알고 있다. 기획팀에서는 신규 무기 제작에서 어떤 부분을 맡고 계시는지 자세히 설명해달라.

손요한: 무기 제작의 제일 첫 단계는 기획팀에서 먼저 콘셉트를 구상한다. 콘셉트는 시스템과 디자인,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먼저 시스템 콘셉트에 설명하자면, 예를 들어 MSR-200은 캐릭터를 관통하거나 방패 무기에 대적할 수 있도록 특화된 것이 특징이며, ANR은 열화상 전술전자장비를 탑재해서 연막탄이 터진 상황에서도 다른 캐릭터들을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서든어택 저격소총 무기 MSP-200. /넥슨게임즈
이렇게 '게임 시스템에서 어떤 특징과 기능을 가질 것이냐'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먼저 진행한 후, 여러 안을 검토해서 최종 안건을 선정하게 된다.

외형 디자인 콘셉트는 마이건2 무기 중에서 럼블(Rumble) 시리즈를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다. 이 시리즈는 '크리스탈'이 외형 콘셉트인데, 레벨이 올라갈 수록 무기가 변신을 한다. 럼블이 변신을 할 때 내부에 있는 크리스털이 조금씩 겉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이런 경우가 외형 콘셉트가 잘 구현된 예라고 보시면 된다.

기획팀에서 콘셉 회의를 진행할 때는 엄청나게 다양한 제안이 나오기 때문에 최종 결정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꽤 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어떤 무기가 더 재미있을지, 요즘 메타에 더 적합한 무기인지 진짜 진지하고 치열하게 논의한다. (웃음)

​이렇게 두 종류의 콘셉트를 구상하고 최종안이 결정되면 그에 맞게 세부 기획서를 작성한다. 이 기획서를 가지고 서버팀, 사운드팀, 아트실, 플랫폼실 등 유관부서와 미팅을 하면서 제작 방향성이나 일정 등 여러 사항을 논의한 후에 개발에 들어가게 된다. 아트와 서버, 클라이언트 등 각 파트에서 개발을 마치면 최종 리소스가 나오고 유저 분들이 새로운 무기를 만나볼 수 있게 된다.

- 아트실에서는 담당하는 업무가 다를 텐데, 아트 파트에서는 어떤 과정을 거치나
최근 출시된 서든어택 흑장미 스킨 무기. /넥슨게임즈
유현종: 회의를 거쳐서 무기 콘셉트와 기능 등이 결정이 되면 원화 담당자가 무기 원화 작업을 하고 그 콘셉트 원화 최종본을 받아서 3D 작업에 들어간다.

모델링 작업이 마무리되면 텍스쳐나 컬러를 입힐 수 있도록 면을 평면화하는 언랩 작업을 거쳐 그림과 컬러, 질감을 더해주는 텍스처 작업을 한다.

텍스처를 입히는 단계에서는 무기의 각진 느낌이나 금속 질감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서 이런 부분에 집중해서 작업한다. 생각보다 좀 복잡하지 않나.(웃음)

여기서 인게임에 들어갈 데이터를 뽑아내면 완성이다. 기존 무기에 새로운 옷을 입힌 스킨 무기는 텍스처 작업만 진행해서 완성되기도 한다.

- 아트 작업 과정에서 무기의 초기 콘셉트나 디자인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나

유​현종: 사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아트 담당자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다. '파츠나 장치 같은 것들을 배치를 조금 바꾸면 더 예쁠 것 같다'거나 '디자인을 이렇게 변형하면 더 멋있지 않을까'하는 외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의견을 낸다. 또 그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해서 수정이 되기도 하는, 아주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웃음)

​제가 3D 작업을 하면서 의견을 드리기도 한다. 원화는 2D다 보니 원화 상의 콘셉트를 3D로 완전히 구현하기는 어려운 경우도 있고, 각도에 따라서 원화 디자인을 조금 변경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으면 원화 담당자나 팀장님, 파트장님과 논의를 해서 일부 수정될 때도 있습니다.

- 무기의 콘셉트를 잡거나 아트 작업을 하실 때 어디에서 영감이나 아이디어를 얻나

손​요한: 최대한 다양한 FPS 게임을 플레이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같은 팀원 분들과 함께 FPS 게임을 할 때도 많은데, 플레이 하면서도 '아, 이거 괜찮다' 이런 이야기도 많이 한다. 아이데이션 할 때도 참고가 되는 것 같다.

​또 실제 무기들을 많이 찾아보기도 한다. 외형 디자인을 참고하기도 하고, 무기의 고증도 중요한 부분이라서 자주 검색을 해보는데, 덕분에 제 웹 검색 기록을 보면 '군사', '신규 총기', '신형 무기' 이런 걸로 가득 차있다.(웃음)

밀덕 카페도 종종 들어간다. 서든어택이 오랜동안 서비스를 해 온 게임이라서 대부분 이미 추가되어 있는 총기들이 많지만, 그래도 아직 없는 것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현종: 음, 저도 게임을 하면서 얻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평소에 서든어택을 플레이하면서 내가 만든 무기나 아이템을 사용하는 유저를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제가 그 유저의 의견이나 피드백을 듣고 싶어서 "XX님, 그 무기 뭔가요?"하면서 일부러 관심을 보일 때도 있다.(웃음) 그럴 때 유저분이 '무기 예쁘다, 마음에 든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뿌듯하다. 이렇게 직접 들은 이야기들을 작업하면서 많이 반영하고 있다.

- 특히 슈팅게임에서는 무기가 중요한 요소이고, 새로운 무기를 제작할 때 유저들의 피드백이 반영되기도 하나
서든어택 마이건2 무기 GSR-6(IS) Rumble. /넥슨게임즈
손​요한: 마이건에서 변신을 하는 무기가 2가지가 있는데 아까 말씀드렸던 럼블 시리즈와 더블 시리즈다. 더블 시리즈가 최초의 변신 무기였는데, 그 땐 매 라운드마다 변신을 시켜줘야 스펙이 올라가는 방식이었다. 이걸 유저들이 굉장히 불편해했다.

​이후에 럼블 시리즈 제작을 담당하게 되면서 '앞으로 변신 무기들이 많이 활용될 텐데 이건 꼭 개선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게임에서 무기를 변신시키면 다음 라운드에도 계속 그 상태가 유지되도록 바꿨던 사례가 있다.

​또 유저들이 무엇이든 시야를 가리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그런 부분을 많이 고려한다. 총기의 조준기도 시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크기를 축소해서 제작하기도 한다.

​유현종: 무기 별로 모델링도 다르고 같은 총이라도 이걸 3인칭 시점에서 보느냐, 1인칭 시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실제로 무기를 사용해 보시고 '각도에 따라 모양이 좀 다르다' 이런 피드백을 주실 때도 있다. 그래서 작업을 할 때 무기가 다양한 시점에서도 다 멋지게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 무기 간의 밸런스 조정은 어떻게 하나

손요한: 우선 개발 단계에서 대략적인 사용감을 먼저 설정을 해두고, 이것을 바탕으로 수치를 테이블화해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예를 들어 스나이퍼 총기 같은 경우에는 단 한발로 상대를 잡을 수 있는 한 발 컷이 가능한지, 혹은 반샷 확률이 얼마인지 이런 부분을 시뮬레이션 해보는 거다. 그렇게 시뮬레이션을 거친 데이터로 수치를 산출해서, 그걸 가지고 다시 내부 테스트를 진행한다.

회사 내의 서든어택 실력자분들과 함께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기존 무기들과 비교해가면서 이 무기가 기존 무기들과 비교했을 때 스펙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지, 또는 사기급으로 지나치게 좋은지 이런 부분들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서 계속 밸런스를 조절해 나간다. 계속해서 테스트를 거쳐 무기의 최종 스펙을 확정하고 있다.

- 서든어택에서 지금까지 나온 무기가 약 5400종이라고 들었다. 그 중 굉장히 독특한 무기도 많은데, 두 분이 지금까지 제작을 담당했던 무기는 몇 종이고, 혹시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무기가 있다면

손요한: 지금까지 100종 정도의 무기 제작에 참여했다. 특이한 무기는 대부분 이벤트나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아서 담당한 경우는 많지 않은데, 기억에 남는 무기는 셀카봉이 있었다.

셀카봉으로 캐릭터의 셀카를 찍을 수도 있고 다른 플레이어랑 같이 사진을 찍을 수도 있는데 유저 입장으로 되게 재미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올해 블랙데이에는 나무젓가락이 무기로 나오기도 했다.
서든어택X바람의나라 크로스오버 이벤트 아이템. /넥슨게임즈
유현종: 한 150종 정도 무기 작업을 했는데, 특히 수류탄 같은 투척 무기가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수류탄 중에 인형이나 과일 같은 것도 있었고…(웃음) 제가 작업했던 것들 중에는 '서든어택X바람의 나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을 때 만든 ‘다람쥐600’이라는 수류탄이랑 ‘주모의 밥주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특히 밥주걱은 밥풀이 여기 저기 붙어있는 걸 표현하려고 엄청 공을 들였다. 총기류를 많이 작업하다가 당근 수류탄이나 다람쥐 수류탄을 맡게 되면 너무 재밌었다.

- 마이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자면 
AK47(IK)_Rumble 변신 장면. /넥슨게임즈
손요한: 마이건2는 이 무기를 사용해서 킬 수를 올릴 수록 레벨이 오르고, 특정 레벨 구간마다 외형 디자인과 스펙이 업그레이드되는 시스템이다.

처음 마이건이 나왔을 때는 킬을 할때마다 무기의 레벨이 올라가고 무기 이름 앞에 접두사가 붙는 정도의 변화만 있었다. 그래서 다른 플레이어한테 '내가 이 무기를 이만큼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그 외에 다른 변화가 없다.

더 예쁜 무기를 쓰고 싶다거나, 기능이 더 좋은 무기를 쓰고 싶은 유저들은 마이건2를 사용하면 본인의 무기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서든어택 마이건2 무기 Sword Rumble 변신 장면. /넥슨게임즈
유현종: 마이건이 유료 아이템이다보니 구매한 분들이 최대한 만족감을 느끼실 수 있도록 무기의 외형에도 많이 신경을 쓰게 된다. 특히 마이건 무기는 멋있는 효과와 임팩트, 작은 디테일까지 잘 구현되도록 노력한다.

변신 무기는 무기가 변하는 장면 연출을 위해서 특수효과나 애니메이션이 들어간다. 무기 디자인이나 외형을 만들 때도 이런 효과들까지 다 고려해서 작업을 해야 한다.

럼블 시리즈는 변신할 때 무기 표면이 떨어져 나가면서 안에 있던 크리스털이 드러나게 되는데, 변신 전까지는 파편들이 잘 붙어서 틈새가 보이지 않도록 꼼꼼히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 서든어택을 플레이할 때 어떤 무기를 사용하나? 또 최고 계급과 티어를 공개할 수 있나
서든어택 무기 NA-34. /넥슨게임즈
손​요한: 특급 대장을 달아본 적이 있다. 티어는 레전드까지 올라갔다. NA-34라는 무기를 주로 사용하는데, 한 번에 3발이 나가는 3점사가 가능하다. 가깝거나 너무 멀리 있는 적을 맞추기는 어렵기는 하지만 중거리는 잘 맞추면 순식간에 적을 제압할 수가 있어서 아주 애용하고 있다.
서든어택 무기 ANR Fearless. /넥슨게임즈
유현종: 특급 소장에 실버 티어까지다.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총기는 ANR을 쓰고 있다. 반동이 적고 격발음이 좋다. 아까 얘기했던 열탐지 기능이 있어서 연막탄이랑 같이 활용하면 장점이 두드러지고, 서든어택 인기 캐릭터 중 ‘흑사’가 특정 구역에서 모습이 잘 안보인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데 ANR 탐지 기능을 켜면 흑사도 잘 잡아낼 수 있어서 유용하다.

- 각자 팀 분위기는 어떤지
손요한 매니저. /넥슨게임즈
​손요한: 기획팀에는 총 8분이 근무하고 있다. 서든어택이 오랫동안 서비스를 해왔고 경력이 많으신 분들도 많아서 뭐랄까, 눈빛만 봐도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업무량이 많을 때에서 손발이 잘 맞으니까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오랫동안 같이 일한 동료끼리의 편안한 느낌이 제일 좋은 점인 것 같다.

유현종: 서든3D아트팀 캐릭터파트는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팀 분들과도 퇴근 후에 디스코드로 만나서 같이 서든어택을 하기도 하고, 일 외적으로도 만날 때도 있다. 서로 굉장히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 새로운 동료를 만나게 된다면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있다면

​손요한: 당연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서든어택이라는 게임을 많이 플레이를 해보신 분이면 좋을 것 같다. 업무를 하면서 게임에 대한 히스토리를 공유해야 때가 있는데 플레이를 오래 해왔고, 잘 알고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상이 어디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아이데이션을 할 수 있으신 분, 사고가 좀 열려 있으신 분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기획팀은 유관부서와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니까 협업을 잘 하는 능력도 필요할 것 같다.​

유현종: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쉽게 어우러질 수 있는 분이면 좋을 것 같다. 너무 업무에 갇혀 있기보다는 즐겁게 같이 일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양한 작업 노하우를 좀 공유할 수 있는 동료, 연차나 경험이 많다기 보다, 작업 방식이라는 게 개인마다 다르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다양한 시도를 해봤던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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