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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새울원전 3·4호기 준공 코앞…“원자력 시계 되돌린다”

[르포] 새울원전 3·4호기 준공 코앞…“원자력 시계 되돌린다”

기사승인 2023. 07. 1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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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생태계 복원①] 3·4호기 준공시 발전량 208억㎾h
부산·울산·경남 연간 전력 사용량 20% 해결 가능
내진성능 0.3g→0.5g 상향·원자로 벽 두께 137㎝ 안전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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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서생면 해안가 일대에 건설 중인 새울 3·4호기 건설현장./사진=이서연 기자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 고리1호기 총 공사비는 3억달러로 1970년 1년 국가 예산 4분의 1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였다. 숱한 논란을 거치며 예정일을 훌쩍 넘겨 14년 만에 준공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고리 1호기는 산업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22년 기준 연평균 원자력발전단가는 시간당 42원. 석탄화력발전 약 170원과 비교하면 4배 넘게 저렴해 경제적 효과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일부 원자력발전소 운전이 중지 되고 건설 중인 현장을 멈춰 세웠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원자력 생태계 복원'으로 건설과 운영 모두 날개를 달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수출 실적도 보이면서 '원자력 생태계 복원'이 외화를 버는 수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산업을 소개한다.【편집자주】

아시아투데이 이서연·이준영 기자(울산) = 피렌체 두오모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돔 형태의 새울원자력발전소. 멀리 보이는 인부들이 개미처럼 보일만큼 압도적 크기였다. 2017년 7월부터 3개월간 문재인 정부 탈원전 공론화를 위해 건설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던 새울 3·4호기는 현재 공정률 88.05%를 보이며 준공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취재진이 지난 3일 찾은 울산 울주군의 새울 3·4호기 건설현장은 외부 구조 공사를 마친 후 원자로 내부 구조물 조립과 기전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현장에서는 72m 직경 관을 통해 각종 원전 기자재가 드나들고 있었다. 세계 원전의 기준점이 될 APR1400(한국형 가압경수로)의 철저한 보안을 위해 3700명 노동자 전부 한국인으로 채용했다고 설명하는 관계자 얼굴에 자부심이 묻어났다.

새울 3호기는 지난달 29일 상온수압시험을 마친 후 올해 11월 고온기능시험, 2024년 3월 연료장전을 거쳐 2024년 10월 준공 및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4호기는 3호기 준공 1년 후인 2025년 10월 준공·상업운전 계획이다.

새울 3·4호기 준공 시 연간 예상 발전량은 약 208억㎾h(킬로와트시)다. 이는 국내 총 발전량의 3.6%에 달하며, 부산·울산·경남 지역 연간 전력 사용량의 20%가량을 해결할 수 있는 발전량이다.

전망대에 올라서 3·4호기를 새울 1·2호기와 비교해보니 저장조 크기 차이가 눈에 띄었다. 발전소 운영기간 동안 사용후핵연료의 안정적 운영·관리를 위해 저장조 저장 용량을 20년에서 60년으로 늘려 설계했다.

또한 사용후핵연료 저장 건물은 내진 1등급으로 대형 민간 항공기 충돌에도 끄떡없다는 설명이다. 발전용량 증대뿐 아니라 중대사고 대처 설비를 추가 확보해 안정성을 한층 강화했다.

실제로 새울 3·4호기는 원자로 안전정지 및 유지를 위한 필수 기기 내진성능을 0.3g(7.0)에서 0.5g(7.4)로 상향했다. 이와 함께 9.11 항공기 테러 사례 등을 참조해 항공기 충돌 영향평가실시 후 원자로 벽체 두께를 122㎝에서 137㎝로 강화했다. 전원 상실에 대비해 2개 호기에서 공용 사용했던 대체교류발전기도 호기 당 1대로 늘렸다. 축전지 용량도 7200AH(24시간)로 확충했다.

백승우 새울원자력본부 차장은 "새울 3·4호기는 부지특성, 국내외 선행 원전 경험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후속조치, 규제기관 인허가 요구사항 등을 반영했다"며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한화건설 등 1차 시공사의 품질 안전 방안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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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에서 한국형원전 APR1400 축소 모형을 살펴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연합
해양환경 보존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새울 1·2호기와 비교되는 특징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심층수중취배수방식을 사용해 새울 3·4호기 인근 해안선을 그대로 유지했다. 해당 방식은 수심 약 15m 이상에서 저온의 해수를 발전소 냉각수로 사용하고 다시 수심 약 10m 이상에서 배수하는 공법이다.

백승우 차장은 "심층수중취배수방식을 사용해 냉각 효율을 높였다"며 "또한 바닷물이 들어왔을 때 온도보다 나갈 때 온도가 5~7도 높아져서 나가지만 실질적으로 희석이 된 후 온도차는 0.8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한편 APR1400의 유럽 수출 노형인 EU-APR은 2017년 10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을 취득했고, 2019년 5월 미국 이 외 국가로는 처음으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DC·Design Certification)을 취득해 안전성과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증 받았다. 현재 한국은 유럽 EUR 요건 취득, 미국 NRC 인증 취득, 국내 및 아랍에미리트 원전 건설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부·유관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해 체코, 폴란드 등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국가 대상으로 'K-원전'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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