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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명 동의한 ‘송전시장 민영화 반대’ 청원 국회 상정···“전기요금 오를 것”

5만명 동의한 ‘송전시장 민영화 반대’ 청원 국회 상정···“전기요금 오를 것”

기사승인 2023. 08. 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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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7월 산자위 상정···“민영화로 요금 오르면 국민 삶 피폐”
산업부 “민영화 아냐, 건설 부분 민간 역할 확대”
전문가 “민간 역할 확대 시 요금 인상···우회적 민영화”
송전선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송전탑과 송전선 /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송전시장 민영화 반대' 청원이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어 국회 상임위 논의 안건으로 상정되는 등 민간개방 반발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송전시장에 민간기업 참여 시 전기요금이 올라 국민 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7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논의 성립 요건인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은 '한전은 공기업, 송전시장 민영화 반대 청원'이 국회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논의 안건으로 지난 7월 12일 상정됐다. 지난 4월 21일 국회 회부된 지 약 3개월 만에 본격 논의 수순을 밝게 됐다.

해당 청원은 "한번 민영화 된 한전 송전시장은 공기업으로 되돌릴 수 없다"며 "민영화하면 이익을 내기 위해 전기요금을 계속 올린다. 과다한 요금은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국가가 그 회사를 컨트롤 할 수가 없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공기업 민영화는 국민들에게 의견을 물어봤으면 좋겠다"며 "대선 때는 공기업 민영화하지 않는다고 했었다"는 의견도 담겼다.

해당 청원과 같은 송전시장 민영화 우려는 56조원 규모 전력망 보강 사업이 필요하지만 누적적자 45조원에 달하는 한전이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점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한 고압 송전탑 등 주민 반대로 사업 진척이 늦어 민간에 개방하면 속도가 날 것이라는 일각 의견도 민영화 우려를 낳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지난 5월 확정한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서 에너지전환을 위한 전력망 보강 등 투자 비용을 2036년까지 56조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한전 계통계획 관련 관계자는 지난 4월 '전력산업 선진화를 위한 미래전력망 구축방안' 세미나에서 "서해안 종축 해상 HVDC 사업을 민간자본사업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세미나에서 민간기업 대표도 민간투자 필요성을 주장했다.

산업부는 송전시장 전면 민영화가 아닌 건설부문에 한해 민간기업 역할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송전시장을 다른 사업자에 맡기는 민영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신속한 전력망 구축을 위해 민간 기업이 송전 건설부분에서 인허가나 민원 대응 등 기존 역할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전시장 민간시장 개방 확대와 이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우려는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송전 시장에서 민간 역할 확대 시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막을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는 과거와 같이 민간의 지분 투자 방식은 아니지만 우회적 민영화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산자위가 검토한 보고서에 따르면 송전시장이 민간에 개방되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현재 부하 측인 발전부문에 대한 송전요금은 부과 유예 중인데 송전시장이 민영화돼 부하 측에 송전요금을 부과할 경우 소비자에 전가돼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 우려가 있다"며 "송전시장 민영화는 전력시장 구조 개편과 관련이 있는 만큼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에 중대 영향을 미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종합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송전시장에 민간기업 역할 확대 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우려에 대해 "검토 과정에서 요금 인상 우려에 대한 대책도 함께 고려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송전시장 민영화 반대 청원은 상임위 논의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된다. 다만 법적 의무가 없는 의견 형식으로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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