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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비행기 추락 사망...푸틴, ‘공개 처형’ 요격 명령한듯

러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비행기 추락 사망...푸틴, ‘공개 처형’ 요격 명령한듯

기사승인 2023. 08. 2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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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당국 "추락 제트기 10명에 프리고진 포함"
친바그너 SNS "러 방공부대, 제트기 요격"
푸틴, 반란 프리고진 '공개 처형' 요격 명령 가능성
로이터 "프리고진과 오른팔, 국방부와 회의 후 탑승"
RUSSIA-CRASH/SCENE-UGC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트베리 지역으로 추정되는 위치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로 인해 불타고 있는 비행기 잔해의 모습이 보인다./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요격으로 보이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러시아 민간항공 당국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다가 트베리 지역의 쿠젠키노 주변에서 추락한 엠브라에르 레가시 600 제트기에 프리고진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 긴급상황부 "비즈니스 제트기 추락...탑승자 10명 전원 사망"...러 항공 당국 "프리고진 탑승"

앞서 러시아 긴급상황부는 이날 추락 소식을 전하면서 "초기 조사 결과 승무원 3명을 포함해 탑승한 10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했다.

아울러 러시아 항공교통국(Rosaviatsia)은 항공기 추락 사고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며 "탑승자 명단에 따르면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이름과 성이 이 목록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후 시신 10구는 모두 수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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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등이 탑승한 엠브라에르 레가시 600 제트기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트베리 지역으로 추정되는 위치에서 추락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친바그너 소셜미디어 "러 방공부대, 프리고진 제트기 요격"...동영상, 미사일 흔적, 한쪽 날개 없는 비행기 추락

친바그너그룹의 한 소셜미디어 채널 그레이존은 러시아 방공부대가 이 제트기를 요격했다고 전했다. 목격자가 올린 동영상에는 미사일 흔적처럼 보이는 장면과 한쪽 날개가 없는 상태에서 하늘에서 추락하는 비행기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일부 현지 매체들도 이륙 후 30분도 안 돼 해당 비행기가 방공망에 요격됐다고 보도했다.

◇ WSJ "푸틴, 23년 집권 중 최대 위협 인물 공개 처형"...바이든 대통령 "놀랍지 않아...러, 푸틴 배후 있지 않은 일 별로 없어"

실제로 프리고진의 비행기가 고의로 격추된 것이라면 이는 1999년 집권 이후 23년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가장 심각한 위협을 가한 인물을 공개적으로 처형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WSJ은 해석했다.

러시아 항공교통국은 이 비행기의 추락 원인을 밝히지 않았으나 일부 러시아 의원들은 기내에 설치된 폭탄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휴가를 보내고 있는 네바다주 타호 호수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난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내가 한 말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난 '내가 (프리고진이라면) 무엇을 탈지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난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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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1일(현지시간) 아프리카로 추정되는 사막 지역에서 무기를 들고 연설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프리고진 비극, 군사 반란 때 예고...CIA 국장 "푸틴 권위 도전, 프리고진에 조치 취할 것"

실제 프리고진의 비극을 푸틴이 야권 지도자까지 독살·저격하거나 감옥에 보낸 것 등을 감안하면 그가 군사 반란을 일으켰을 때 예고됐다.

프리고진은 6월 23일 무장 반란을 선언, 그다음 날 오전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주의 군 시설을 장악한 후 하루 만에 별다른 저항 없이 약 1000km를 진격, 모스크바 200km 이내까지 갔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자신과 바그너그룹 대원들에 대한 처벌 취소와 벨라루스행을 조건으로 24일 저녁 반란을 중단했다.

당시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푸틴과의 '복잡한 무도극(dance)'이 전개됐다며 푸틴이 반란으로 수십년 만에 푸틴의 권위에 대한 가장 중대한 도전을 한 프리고진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푸틴은 이날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을 해임했는데 그에 대해 프리고진의 반란을 최소한 사전에 이를 알고 있었고, 공모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왔다.

푸리고진 푸틴
러시아 용병 공급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11년 11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에게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AP·연합뉴스
◇ WSJ "프리고진 제트기, 순항 중 레이더서 사라져"...로이터 "사고기에 프리고진·'오른팔' 등 러 국방부와 회의 후 탑승"

프리고진 소유의 엠브라에르 제트기는 모스크바 시각으로 이날 오후 6시(모스크바 시각·한국시각 24일 자정) 직후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지점에서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약 2만8000피트 상공에서 순항 중이었다고 WSJ이 비행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를 분석해 전했다.

프리고진 소유로 추정되는 또 다른 엠브라에르 제트기는 이 지역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는 것이 목격됐지만 결국 모스크바로 회항해 착륙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AP통신은 바그너그룹 소유로 등록된 비행기가 이날 저녁 모스크바에서 이륙한 지 몇 분 후에 제트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비행장이 근처에 없는 시골 지역에서 비행 신호가 끊어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보도를 인용해 해당 비행기에 프리고진뿐만 아니라 그의 '오른팔'로 불리는 드미트리 우트킨도 탑승했으며, 이들 일행이 모스크바에서 국방부 관리들과의 회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Opening of first stage of WWII Battle of Kursk memorial complex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주 포니리 마을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3년 소련의 대(對)나치 독일 승리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타스·연합뉴스
푸틴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3년 소련의 대(對)나치 독일 승리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러시아 방송들이 이날 저녁 보도했다.

요식업 경영자 출신의 프리고진은 식당을 운영하면서 푸틴과 인연을 맺은 뒤 크렘린궁의 각종 행사를 도맡으면서 '푸틴의 요리사'로 불렸다.

바그너그룹은 2014년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은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독립 전쟁을 지원하는 용병부대로 등장해 이후 시리아·리비아 등에서 대리전쟁을 수행했다. 아울러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 이후 동부 돈바스 지역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치열한 전투를 전개,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를 점령에 공을 세웠다.

아울러 바그너는 2017년 아프리카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리비아·모잠비크·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분쟁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최근에는 말리에서 민간인에 대한 잔학 행위로 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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