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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위험하다”는 경고 무시한 김포시…결국 사망사고 발생

[르포]“위험하다”는 경고 무시한 김포시…결국 사망사고 발생

기사승인 2023. 09. 0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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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서 60대 남성 '트레일러' 들이받고 사망
불법 주차 만연…김포시 "미흡한 문제 개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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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풍곡리 인근 2코스 평화누리 자전거 도로에 불법 점거 중인 트레일러에 부딪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설소영 기자
"지나갈 때마다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고가 나고 말았네요."

주말을 앞둔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풍곡리 인근 2코스 평화누리 자전거길.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그곳에 방치된 트레일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전류리포구에서 아라뱃길까지 21.4km에 달하는 이 자전거길은 삼삼오오 주행을 즐기는 사람들, 혼자 혹은 둘이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붐볐다.

2013년 김포시가 시 외곽에 조성한 '평화누리길'은 트레킹 및 자전거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안내표지판 설치는 물론 휴게시설(쉼터), 자전거 거치대, 공기주입기,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자전거 이용객들로 붐벼야 할 이 길이 불법 주차의 공간으로 탈바꿈한지 오래라는 점이다. 곳곳에서 캠핑카, 컨테이너, 관광버스, 트레일러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일부 구간에서는 차량과의 병행 이동으로 안전사고 위험도 컸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달 13일 오후 3시 50분께 60대 남성이 자전거를 타던 중 불법 점거 중인 트레일러에 부딪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년째 남편과 함께 다니고 있다는 60대 여성은 "사고가 난 트레일러를 봐온 게 1년째다. 이번에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올 게 왔구나 싶었다"며 "민원을 넣을까 수차례 고민을 했다"고 토로했다.

실제 김포시에는 자전거길에 불법으로 방치된 차량 등과 관련해 민원이 접수됐다. 사고를 우려해 안전 펜스를 설치해달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김포시는 캠핑카, 트레일러 등이 개인재산이라는 이유로 견인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내놓으며 사실상 방치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민원 이후 해당 차량에 번호판도 없고 소유자 등을 알 수 없어 무단 방치 차량으로 판단해 고지서를 부착했다"며 "불법 주정차 단속 구간 도로가 아니어서 단속할 수는 없지만 자전거 도로인 만큼 이번에 지적받은 문제에 대해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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