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칼럼] 독일 기업가의 통렬한 선언, “독일이 쇠퇴하고 있다!”

[칼럼] 독일 기업가의 통렬한 선언, “독일이 쇠퇴하고 있다!”

기사승인 2023. 09. 05. 18:2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023083001002995400166571
독일 <디 벨트> 前편집장 라이너 지텔만
라이너 지텔만(Rainer Zitelmann)은 독일의 역사학자이자 사회학자다. 그는 최근 ≪반자본주의자들의 열 가지 거짓말≫을 출판했다. 지텔만 박사의 허락을 받아 그의 칼럼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독일의 지도적인 최고 경영자들은 오랫동안 정치권의 정책에 대해 침묵을 지키거나 기회주의적으로 묵인해 왔다. 사실 폴크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하는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이사회는 앙겔라 메르켈이 개시한 "에너지와 기동성 이행(移行)들(energy and mobility transitions)"에 갈채를 보냈다. 동시에, 그들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을 금지하는 정책적 실수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말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사람이 질색하고 있고, 몇몇 사람은 공개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독일의 가장 잘 알려진 기업 경영인 가운데 한 사람이고 과거 BMW, 포드 그리고 린데(Linde)의) 최고경영자였던 볼프강 라이츨레(Wolfgang Reitzle)는 지난 7월 말 가장 명백한 어투로 그렇게 했다. 독일 일간 신문 ≪디 벨트(Die Welt)≫의 한 기사에서 그는 "독일이 쇠퇴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의 비판의 요지는 이렇다. 오랫동안 생산성 향상은 독일의 현저한 특징이었지만 지금은 수년간 단위 노동 비용이 계속 상승해 오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독일은 1인당 국내 총생산 측면에서 더 이상 유럽 최상위 10개국에 속하지 않는다. 독일은 이제 세계 가장 경쟁적인 20개 국가의 명단에서 탈락했다."

독일은 현재 두 좌익 정당, 사회민주당(SPD, Sozialdemokratische Partei Deutschlands, Social Democrats)과 녹색당(Greens)이, 시장지향적인 자유민주당(FDP, German Freie Demokratische Partei, Free Democratic Party)과 함께 통치하고 있다. 자유민주당(FDP)은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라이츨레는 모든 책임을 현재의 독일 정부에게만 씌우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그는 독일을 2005년부터 2021년까지 통치한 메르켈 시대에 이미 이런 독일의 쇠퇴가 예견되었다고 본다. "앙겔라 메르켈 수상 치하 16년은 독일만큼 강한 나라에조차도 너무 벅찼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메르켈 시대에 나라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었을 단 하나의 구조 개혁도 없었다. 그러나 두 가지 근본적인 결정, 즉 에너지 이행(移行)과 통제되지 않은 이주(移駐)를 만들어낸 국경 개방이 지속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는 독일이 미래에 투자하지 못하면서 복지 체제를 막대하게 확대한 것을 비난한다. 그는 독일만큼 부유한 나라에, 실제로는 (인터넷 등과 같은) 사회 기반 시설이 "수치스러울" 정도로 너무나 열악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는 EU가 유럽 회사들에 새로운 규제들을 끊임없이 부과하는 정책도 비판한다. 그 한 예로서, 라이츨레는, 14,000페이지의 화학 산업 규제들과 싸워야 하는 대표적 화공품 제조사 바스프(BASF)의 사례도 인용한다.

바스프는 최근 독일에서 수천 개 일자리를 삭감하고 중국에 수십억을 투자할 계획들을 발표했다. 그 회사는 자기의 결정의 책임을 독일에서의 끔찍한 전기료 그리고 과도하게 번거롭고 까다로운 규제와 관료제에 씌웠다. 많은 다른 회사는 자기들이 독일을 떠나 자기들의 운영을 미국이나 아시아에서 확대할 것이라고 이미 발표했다.

라이츨레는 독일이 더욱더 시장 경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비판하고, 공공부문의 몫이 이제 50%로 증가했다고 지적한다. "시장 경제에 대한 지지는 시들해지고 국가에 대한 믿음이 증가하고 있다." 라이츨레에 따르면, 독일은 1인당 연간 1349시간(미국 1791시간, 폴란드 1830시간) 일하는데 이미 단연코 세계 최단시간인데도 "우리는 현재, 더 나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가능하면 이틀은 재택 근무하는, 주 4일 근무를 논하고 있다."

라이츨레가 볼 때, 근본적인 문제는 독일에서의 정책 결정이 전적으로 "기후 보호(climate protection)"의 쟁점에 종속되어 있다는 점이다. "세계 어떤 나라도 독일보다 더 무모한 기후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독일은 마치 자기가 세계의 기후를 단독으로 구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독일은 원자력을 포기했고 아주 최근에는 심각한 에너지 부족의 시기에 완전히 가동되는 원자력 발전소들을 폐쇄하기조차 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전기는, 전원(電源) 중에서도 특히, 프랑스로부터의 원자력과 독일로부터의 석탄 화력으로 대체되고 있다. … 다가올 몇 년간, 우리는 유럽에서 폴란드 다음으로 가장 더러운 전기를 가질 것이고 기후 변화에 어떠한 중요한 공헌도 하지 않을 것이다."

독일의 에너지 및 기후 정책의 결함은 "오로지 모든 재생 가능한 전기-에너지만 쓰자(All Electric-Renewables Only)"는 말에 녹아있다. … 그러나 풍력과 태양열 발전은 대단히 변하기 쉽기 때문에, 우리는 거대한 저장 및 예비 용량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라이츨레는 단언한다. "이것은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기술적으로 실행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들어가는 비용이 적당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그저 미친 짓일 뿐이다."

라이츨레의 비판은 메르켈뿐만 아니라 경제장관 녹색당 로베르트 하벡(Robert Habeck)에게도 향한다. "하벡의 '오로지 모든 재생 가능한 전기-에너지만 쓰자'는 계획은 실패할 것이다. 그와 녹색당은, 좌파 환경론에 빠져 있는 준(準)종교적 대규모 공동체인 언론인들과 함께, 결국 독일이 이룰 수 있었을 번영을 상실하게 할 게 분명한 이데올로기적 여행을 하고 있다."

라이너 지텔만 독일 <디 벨트> 前편집장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