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LIMATE CHANGE/THAILAND-RICE <YONHAP NO-1976> (REUTERS) | 0 | 태국 차이낫주의 들판에서 벼를 수확하고 있는 농부들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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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의 쌀 수출 금지 조치로 태국과 베트남이 뜻밖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19일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인도의 쌀 수출 금지 조치가 또다른 쌀 수출국 태국과 베트남에게 기회가 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인도는 지난 7월 20일 쌀 수출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싸래기 수출 금지에 이어 향미쌀을 제외한 모든 백미에 대한 수출금지로 확대한 것이다. 이번 여름 기상이변·기후변화로 심한 가뭄과 홍수로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 예상되자 국내 쌀값 급등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인 셈이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으로 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의 쌀 수출금지 조치 이후 쌀값은 급등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인도의 최근 쌀 수출금지령으로 세계 시장의 공급이 부족해지며 지난달 쌀 가격은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인도의 뒤를 이은 쌀 생산·수출국인 태국과 베트남의 백미 가격도 20% 이상 급등했다. 태국산 고품질 백미 1t(톤)의 가격은 7월 중순 약 520달러(약 68만8000원)에서 지난달 말에는 637달러(약 84만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베트남 백미 가격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는데 t당 647달러(약 85만6000원)에 달했다.
태국과 베트남 모두 전년동기 대비 첫 8개월 동안 쌀 수출량이 각각 12%, 20% 증가했다. 지난달 미얀마가 국내 쌀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10월 중순까지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쌀 공급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과 베트남에 쌀 가격 상승과 수출량 증가는 당장은 호재다. 쌀 공급의 변동성과 불안정성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되찾고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됐다.
하지만 일부 중개인들이 높은 단가를 요구하며 계약을 일방적으로 깨뜨려 혼란도 빚어지고 있다. 베트남 식품협회(VFA)는 최근 "국가적으론 쌀 수출이 증가했지만 시장에선 농가와 중개인·도정업체·수출업계 간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며 당국에 대응책 마련을 요청하기도 했다. 게다가 태국과 베트남도 자국 내 공급 안정 등 식량안보 문제는 물론 인도처럼 이상 기후에 취약한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인도 쌀 수출금지에 영향을 미친 가뭄과 홍수 같은 이상기후의 주요 원인은 4년 만에 발생한 엘니뇨로 꼽힌다. 인도는 물론 동남아도 영향권에 포함돼 있다. 이달 초 태국 북부 농가들도 가뭄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세계기상기구(WWO)가 현재 엘니뇨의 영향이 2024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세계 식량 시장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필리핀은 쌀값 상한제를 도입하는 한편 베트남과 쌀 공급 협약 추진에 나섰다. 말레이시아도 1인당 구매한도를 설정했다.
조셉 글라우버 국제식량정책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기후변화는 강우량의 변동성을 증가시키는데 장기적으로 쌀 수확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엘니뇨의 영향과 태국·베트남 등 다른 주요 쌀 수출국들이 수출을 유지하고, 수출 금지 조치 등을 자제하는지 여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