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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묻는 말에 전문가들은 이같이 밝혔습니다. 배터리 내 전류의 통로인 액체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기존 배터리보다 용량과 안정성에 큰 장점을 갖고 있지만, 고체전해질의 낮은 이온 전도도를 높이는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먼저 전고체 배터리가 미래 먹거리로 손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성 때문입니다. 전기차에 장착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전해질로 액체인 유기용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민감해 배터리가 팽창하거나 외부 충격에 발화할 수 있는 단점이 소비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기차 화재가 위험한 건 주행·충전 도중 발생 시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열폭주는 열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솟아 지속하는 상태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내부에 수많은 셀로 구성하는데, 셀에서 불이 나면 주변 셀의 연쇄적 발화로 이어지며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는 것 입니다.
실제로 소방청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전기차 화재 발생 건수를 집계한 결과 총 121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국내 전기차 화재는 연평균 2배씩 증가하는 추세로, 올 상반기에만 42대가 불에 탔습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화재 발생 건수(44건)과 비슷한 수치입니다.
이에 배터리 업계는 불이 붙지 않는 고체를 전해질로 사용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삼성SDI는 오는 2027년 양산 계획을 밝힌 뒤 전고체 배터리의 전해질을 황화물계로 채택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죠. 하지만 황화물계는 높은 이온전도도를 갖고 있지만 기술 난이도가 높으며 단가가 비싼 것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삼성SDI가 처음으로 양산한 전고체 배터리는 손바닥 정도 크기의 제품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황화물계의 이온전도도를 높이는 기술의 난이도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제품의 크기를 키우는 과정도 거쳐야 하므로 2040년 이후에 전기차에 장착하는 등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국내 배터리 기업이 우위를 점하는 데 성공했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이 새롭게 참전해 두각을 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된 제품인 만큼 국내 배터리 기업은 속도전보다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 선두주자로 우뚝 서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