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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론조작 문제 제기한 ‘한·중 축구응원’ 미스터리

[사설] 여론조작 문제 제기한 ‘한·중 축구응원’ 미스터리

기사승인 2023. 10. 0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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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국내 한 인터넷 게시판에 중국이 남한의 여론을 조작할 목적으로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조선족을 대거 동원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댓글을 퍼트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혹은 대표적인 여론조작 사건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드루킹 사건'을 떠올리게 하며, 일명 '차이나게이트'로까지 불렸다. 사회적 파장이 컸지만, 당시 여당인 민주당은 실체를 밝혀내지 못했고, 결국 음모론으로 마감됐다.

'차이나게이트' 의혹이 또다시 불거졌다. 지난 1일 열린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당시 국내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중국 응원 비율이 91%(1983만회)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 팀이 받은 응원 문자는 9%(208만회)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 팀을 응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같은 날 네이버 조사를 보면, 한국 대표팀 응원 문자는 94%(565만회)로, 중국팀 응원 문자 6%(37만회)를 압도했다.

이런 여론 왜곡은 하루 전 북한과의 여자 축구 8강전에서도 벌어졌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는 북한 팀을 응원하는 숫자(75%·65만회)가 한국 팀을 응원하는 숫자(25%·22만회)보다 3배 높게 나왔다. 한국 팀 응원(70%·156만회)이 북한 팀(30%·67만회)보다 2배 이상 높았던 네이버 조사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다음 측의 해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클릭 응원이 로그인이나 횟수 제한 없이 가능해 벌어진 일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와 다음 모두 1인당 응원 횟수는 제한을 두지 않았고, 두 사이트 모두 중국에서는 접속이 차단돼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조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3년 전 '차이나게이트' 의혹을 제기했던 국민의힘에선 "이제야 증거가 잡힌 것"이라는 반응까지 내놨다. 무엇보다 좌파 성향이 강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은 흘려 넘길 일이 아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더 이상 여론조작이 이 땅에서 발붙일 수 없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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