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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칼럼]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결정 판사에 대한 고발장이 주는 의미

[김이석 칼럼]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결정 판사에 대한 고발장이 주는 의미

기사승인 2023. 10. 0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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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논설실장
논설심의실장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이유로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하고 기소할 필요성을 다투는 재판이 구속영장 심사 재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최소 29명 이상의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함에 따라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조차 더 이상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에 기대어 이재명 방탄을 이어갈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민주당 내 반란표는 이 대표가 뚜렷한 명분 없이 갑자기 시작한 단식이 계속되는 와중에 이뤄졌다. 이는 민주당 안에서도 이 대표의 이런 단식의 명분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민주당에서는 당명과는 정반대로 소위 '친명파'가 가결 표를 던진 반대파를 색출하는 '반민주주의적인' 운동이 벌어지는 등 '전체주의'적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런데 막상 지난달 27일 구속영장 심사 재판에서 담당 판사는 구속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판결을 했다. 워낙 국민적 관심이 지대했고 그 결정에 대한 논란이 많아서 그 담당 판사는 굳이 여기에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바로 유창훈 영장 전담 부장판사다. '개딸'로 지칭되는 일부 이재명 극성지지자들은 유 판사의 결정을 환영했지만, 많은 국민들은 그 결정을 납득할 수 없었고 분노했다.

분노한 국민 중 일부는 행동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자유대한호국단의 오상종 대표로 오늘(10월 4일) 도태우 변호사를 법률 대리인으로 해서 대검찰청 앞에서 유 판사에 대한 직권남용죄 고발장을 제출한다고 한다. 이 고발장 제출은 도대체 영장 전담 판사를 포함해서 개인으로서 어떤 판사가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한다는 게 이전 판결들이나 법령, 대법원 예규 등에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자의적으로 판결을 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님을 일깨운다.

자신의 생업에 종사하는 국민들 대부분은 관심을 끄는 사건이 일어날 당시에는 거기에 집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세한 내막은 대부분 잊어버리는 게 보통이다. 자신의 생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도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문제들이 자신들의 생업에 연관된 이들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

전언에 따르면, 이 고발장은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위해서는 "대체 얼마나 더 큰 범죄 혐의에 대해서 더 확정적으로 범죄가 증명되고 또 얼마나 더 위증교사와 핵심 증인에 대한 진술 번복 개입 그리고 이 같은 노골적인 행위가 더 행해져야 하는지" 유 판사에게 묻고 있다. 그러면서 "얼마나 더 많은 증인의 죽음과 관련자의 구속 기소가 있어야 하는지"도 묻고 있다.

아울러 대법원은 '인신 구속'은 가장 중요한 자유의 하나인 인신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하는 만큼 구속영장 발부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피의자 측이 피해자 등 증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압력이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그것이다.

이 예규에 의하면 거대 야당의 대표처럼 피의자가 중요한 직책에 있다는 사실은 그 명예를 지키기 위해 증거인멸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기보다는 오히려 증인에 대한 영향력 행사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이 고발장은 이처럼 법 공동체는 유 판사에게 이런 대법원 예규를 무시한 채 자의적 결정을 내릴 권한을 부여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고 그를 직권남용죄로 고발했다.

과연 검찰이 수사에 나설 것인지는 미지수지만, 사법 체계 안에 판사가 '자의적' 결정을 내리는 것을 자제하도록 하는 장치가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최근 의원 임기를 거의 다 채우고 난 후 내려진 최강욱 의원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판결은 재판 지연을 통해 정의를 훼손한 사례이고, 소위 '50억 클럽'으로 알려진 재판거래 의혹을 받는 권순일 대법관 사례가 발생하는 등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아래 지속해서 추락해 왔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자신도 임성근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녹취록을 통해 이게 거짓 해명인 게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김명수 체제를 지나오면서 국민들의 재판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훼손됐다. 그래서 어떤 증거가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성향의 판사가 재판을 맡느냐에 따라 재판의 결과가 더 좌우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많이 늘어난 게 사실이다. 김명수 체제 사법부의 자업자득이기는 하지만, 이제 국민들은 단순히 판사가 내린 결정이라고 해서 그대로 수용하는 '순진한' 국민이 더 이상 아니게 됐다는 것을 사법부는 알아야 한다.

국민들과 국회의원들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와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구속할 필요성에 관해 설명하는 것을 들었다. 출석한 과반 의원들이 그 설명에 공감했기 때문에 가결 표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유 영장전담 판사는 이를 전혀 다르게 판단했다. 위증 유도와 같은 일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그럴 가능성을 부정하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이는 곧바로 '유권무죄'라는 반응을 불렀다.

재판하는 판사에게 사법부 내부에서의 직접적 간섭조차 배제하는 '독립성'을 부여하는 이유와 취지는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그 '독립성'에 부응하는 책임을 지고 또 자의적 판단을 제어하는 장치가 사법부 내부에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번 고발장은 이에 대해 심각하게 묻고 있다. 사법부가 권위를 지킬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 여러 사태를 통해 사법부가 권위를 잃고 있고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있는 상태라면, 사법부가 이를 다시 회복하는 이번 고발장의 이런 물음에 사법부가 얼마나 잘 대답할 수 있는지에 달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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