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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후계자들] 하이트진로 박태영, 서영이앤티로 승계구도 완성…남은 건 경영력 입증

[재벌집 후계자들] 하이트진로 박태영, 서영이앤티로 승계구도 완성…남은 건 경영력 입증

기사승인 2023. 10. 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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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4%로 최대주주로 있는 서영이앤티 활용 지배력 키워
2017년 하이트맥주 0.71%에서 3년 만에 27.66%로 증식
오비맥주에 뒤진 맥주시장 판도바꾸기…테라·켈리, 투트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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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그룹의 지분 승계는 200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완성됐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 사장은 지금도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서영이앤티'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박 회장에 이어 하이트진로홀딩스 2대주주인 서영이앤티는 2007년 지분율 0.71%에서 단 2~3년 만에 27.66%로 지분율을 확대하는 놀라운 증식력으로 박 사장의 승계작업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지분 승계 작업을 일찌감치 끝낸 박 사장은 공식적 후계자 등극까지 이제 경영능력 입증만 남았다. 내년 하이트진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해를 기점으로 3세 경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영이앤티는 2007년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 편입 당시만 해도 하이트맥주(현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0.71%에 불과했지만 박문덕 회장이 보유한 하이스코트·근대화유통을 무상증여·인적분할·합병 등의 과정을 거치며 현재 지분율은 27.66%나 된다. 하이트진로홀딩스 2대 주주다. 최대주주인 박문덕 회장(29.49%)과 지분 차는 불과 1.83%포인트다.

서영이앤티는 맥주 냉각기 제조·판매기업으로, 2000년 삼진이엔지란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다. 하이트진로그룹의 두 형제인 박태영 사장과 박재홍 부사장이 각각 지분 58.44%, 21.62%를 보유했으며, 박 회장의 지분도 14.69%로 가족회사다.

박 회장은 장남인 박태영 사장이 영국 런던 메트로폴리탄대를 졸업한 2008년부터 서영이앤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후계작업에 돌입했다.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 하이스코트와 73.6%를 보유하고 있던 근대화유통을 서영이앤티에 흡수시키면서다.

박 회장은 위스키 '킹덤' 등을 판매하던 하이스코트를 2008년 서영이앤티에 무상증여했다. 하이스코트는 연매출 300억원에 100억원 남짓한 영업이익을 올리던 알짜회사였을 뿐 아니라 하이트맥주의 지분을 9.51%나 보유했던 회사지만 박 회장은 기업가치를 액면가(5000원) 그대로인 50억원에 산정해 넘겼다.

하이스코트의 인수로 서영이앤티는 하이트맥주 지분이 10.52%나 상승했고, 이어 박 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던 근대화유통을 합병시키며 서영이앤티의 하이트맥주 지분을 11.04%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2008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서영이앤티의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을 대폭 늘렸다. 하이트맥주를 사업회사 하이트맥주와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로 인적분할하면서 하이트맥주 지분을 보유한 박문덕 회장, 삼진인베스트, 서영이앤티, 하이트문화재단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다.

24.66%까지 지분율이 오른 서영이앤티는 2010년 3%의 지분을 보유한 삼진인베스트를 합병시키며 현재의 지분율을 완성, 유지하고 있다.

1978년생인 박 사장은 당시 32세 나이로 하이트진로에 합류하기 전에 이미 지배력을 공고히하게 된 셈이다.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한 박 사장은 2012년 하이트진로 경영전략본부 본부장으로 입사해 전무와 부사장 등을 거쳐 2020년 8년 만에 사장에까지 올랐다.

남은 과제는 경영능력 입증이다. 소주 시장에서는 압도적 1위지만 맥주 시장에서는 오비맥주에 고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최근 '테라'와 '켈리' 등을 내놓으며 심기일전하고 있다. 2019년 3월 야심차게 선보인 '테라'는 올 6월 기준 누적 판매 39억병을 돌파했으며, 올 4월 4년 만에 신제품 '켈리'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주류 시장에서 신제품을 4년 만에 내놓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하이트진로는 유흥시장에서는 테라, 소매시장에서는 켈리로 투트랙 전략으로 맥주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켈리의 출시는 올 여름 맥주시장의 변화도 가져왔다. aT식품산업통계정보 통계에 따르면 올 5월부터 8월까지 국내 맥주 시장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에 이어 2위지만 대부분 브랜드가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하이트진로만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증가한 407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박태영 사장은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인물로, 소주에서 진로이즈백에 이어 맥주에서 테라의 성공적인 안착을 이끌었다고 평가받고 있다"면서 "내년이 하이트진로의 창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인 만큼 박 사장의 역할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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