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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식 칼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국제정세·한반도에 미칠 영향

[주은식 칼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국제정세·한반도에 미칠 영향

기사승인 2023. 10. 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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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식 사진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사이에 가자지구에서 충돌이 발생하여 3000여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하마스의 공격은 지난 1973년 욤키푸르 10월 전쟁 50주년 다음날 벌어졌다. 당시에도 이스라엘은 공격 징후를 판단하지 못하였고 아랍 연합군에게 기습당하였다. 전열을 수습하여 즉응 반격에 성공하여 마침내 승리했다. 이번에 하마스는 기습공격에 성공은 했지만, 피의 보복을 초래했다. 이스라엘군이 동원령을 선포하여 35만명의 예비군을 소집했으며 지상군은 가자지구를 포위하여 진격할 태세를 갖추었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이스라엘 예비군들은 속속 귀국하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 민간인들이 홀로코스트 이후 가장 많은 집단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태 발생은 이스라엘 국민들이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게 만들어 벤냐후 네타냐후 정권은 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여 강경한 대응을 결의하였고 유례없이 강력한 보복을 이스라엘군에 지시했다. 이스라엘군은 인질을 구출하면서 지상군을 투입하여 보복하는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였다. 네타냐후 수상은 엔테베 기습작전으로 인질 102명을 전원 구출하고 자신만 유일하게 희생한 특공대 대대장 요나탄 네타냐후의 동생인데 형처럼 피해 없이 인질을 구출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위기 사태 발생으로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했던 네타냐후는 일단 외환에 대비하기 위하여 내우는 잠시 유보하게 되었다. 그동안 그는 사법개혁에 반대하는 불만을 가진 시민들이 지난 1월 초부터 반대 시위를 벌였던바 강경 진압하는 등 대응에 골머리를 앓아왔었다. 어찌 보면 모사드의 경고 실패도 이러한 내부적으로 어수선했던 정치적 소용돌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사람도 있다. 3차 집권으로 총리가 된 베냐민 네타냐후의 사법개혁을 이스라엘의 민주주의 약화 시도로 간주하였던 이스라엘 국민들은 그동안 내부 불화와 갈등에 휩싸여 있었다.

충돌이 일어나자, 미국은 지중해에 전개되어 있던 항모 아이젠하워호와 포드호를 파견하여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억제코자 하였다. 하지만 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EU와 유엔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 작전과 민간인 대량 학살을 반대하면서 선을 긋고 있다. 가자지구와 접경하고 있는 이집트는 난민을 위한 인도주의 회랑을 열어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러한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헤즈볼라 등 역외 무장 단체들이 개입하고 한때 소강상태였던 IS 국가들의 테러가 다시 발호할 수 있다.

이러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충돌이 국제정세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먼저 국제정세와 경제에 미칠 영향으로서는 국제유가 상승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중동관리에 심혈을 기울여 온 바이든의 중동외교 재편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관계 개선을 도모하려다가 사우디의 빈살만은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했다. 두 나라의 관계 개선 무산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려던 핵심 축이었던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시도가 주춤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분쟁 심화로 수에즈운하와 호르무즈 해협봉쇄 시 그리고 석유생산량이 감소하거나 공급이 불안정해지면 유가 상승과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이 폭증될 것이다. 이스라엘에 진출해 있는 삼성, 인켈 등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러-우 전쟁에 미칠 영향으로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전비 지원에 어려움이 봉착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유럽 국민과 미국인들 사이에 퍼져있는 전쟁피로감이 증대될 것이다. 미 의회는 우크라이나 전비 지원을 전액 삭감하였다. 전투력이 소진된 우크라이나군(軍)에 대하여 미국의 전비 지원이 약화되어 러시아에게 유리한 상황전개와 대규모 반격이 예상된다. 젤렌스키 정부는 재정난과 전쟁지속성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증대된다. 일부 폴란드 지원군이 증원되어 있지만 병력부족으로 징집 대상이 65세까지로 확장될 것으로 본다. 미국의 관심이 중동에 집중되어 EU와 동맹과 그리고 한국 같은 우방국에 우크라이나 지원증대 요구 가능성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부산 엑스포 유치에 미칠 영향은 아랍권이 이슬람으로 단합하고 종교적 색채를 강하게 내포하게 되어 기독교(천주교)세력이 강한 중남미의 입김이 강해질 가능성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편을 들 경우 테러리스트와 동조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엑스포 유치는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여 정부는 인도적 관점에서 전쟁 확대를 반대한다는 성명과 인권을 강조하며 중립적 태도를 표방해야 할 것이다. 그 이외에는 한류와 한국문화(K-Culture)의 영향으로 유치 노력에 큰 영향과 변동 요소는 없을 것이다.

한반도 평화에 미칠 영향은 다음과 같이 예상된다. 미국의 관할구역이 넓어지면 동북아 안보에 대한 미국의 관심과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다. 이는 대만에 대한 관심 약화와 북한 핵에 대한 견제력이 약화되어 중국과 북한의 도발 위협은 강화될 것이나 전쟁 도발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마스의 낙하산 침투와 대량 집중포병 사격 전황을 북한군도 관찰하였을 것이다. 그동안 대비가 가능하다고 알려졌던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이 과부하를 초래한 것을 주의 깊게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경우 땅굴과 연계한 기습공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 장관이 교체되고 반응을 떠보기 위한 도발이 예상되므로 빈틈없는 경계와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9·19 군사합의 파괴는 적이 도발할 경우 그것을 빌미로 그 효력을 중지시키고, 비무장지대(DMZ) 심리전 재개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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