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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탐욕 아닌 공감(Empathy)이 시장 성공의 핵심

[칼럼] 탐욕 아닌 공감(Empathy)이 시장 성공의 핵심

기사승인 2023. 10. 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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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텔만
독일 <디 벨트> 前편집장 라이너 지텔만
라이너 지텔만(Rainer Zitelmann)은 역사학자이자 사회학자이다. 그는 최근에 ≪반자본주의자들의 열 가지 거짓말≫을 출판했다. 지텔만 박사의 허락을 받아 그의 칼럼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영국의 경제학자 폴 콜리어(Paul Collier)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개혁되어야(reformed)' 할지에 관해 일련의 제안을 했다. 그는 현대 자본주의(modern capitalism)가 직면하는 "도덕적 적자(moral deficit)"를 비판한다. 그는 "탐욕은 좋은 것이다(greed is good)"라는 캐치 프레이즈가 현대 자본주의의 금언이 되고 있다면서 이런 자본주의에 윤리적 수정을 기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캐치 프레이즈는 1987년 영화 ≪월가(Wall Street)≫에서 고든 게코(Gordon Gekko)의 상징적인 표어였다.

2020년 콜리어는 ≪탐욕은 죽었다(Greed is Dead)≫라는 책을 자기의 영국 동료 존 케이(John Kay)와 같이 썼다. 그 책에서 그들은 "시장 근본주의(market fundamentalism)"와 "개인주의(individualism)"에 의해 지배되는 자본주의에 대해 매우 편향되게 그리고 있다. 그 그림에 따르면, "시장들은 상호 이로운 교환을 위한 메커니즘으로 여겨지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들의 개인 이익을 위해 서로를 압도하려고 하는 장소로 여겨진다." 콜리어의 믿음에 따르면, 21세기 자본주의가 이처럼 정상이 아니므로 그 해결책이 "공익(public interest)"의 개념을 경제생활의 중심으로 회복하고 회사들이 오로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과 제휴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콜리어는 시민들이 회사들을 감시하는 '경찰관(policemen)'의 역할을 담당하기를 원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회사들이 공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다. 그는 국가 경찰대를 제안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들을 염탐하고 감시하는, 누구에 의해서도 합법화되지 않는, 스스로 권한을 가진 활동가들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규제는 교묘한 네모 표시(box-ticking)로 전복될 수 있다. 모든 세금은 교묘한 회계로 감소할 수 있다. 모든 명령은 동기가 부여된 추론으로 회피될 수 있다. 그러한 행동들에 대한 유일한 방어는 만물을 꿰뚫어 보는 경찰대다."

자본주의를 "더 낫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정말로 첩자, 밀고자 그리고 "만물을 꿰뚫어 보는 경찰(all-seeing police)"을 필요로 하는가? 탐욕과 억제되지 않은 이기주의가 정말로 자본주의의 추진력인가? 그리고 오늘날에는 지금까지보다 더 그러한가? 모든 인간의 자기 이익은 모든 인간 행동의, 비록 확실하게 유일하지는 않다고 할지라도, 하나의 추진 요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특정 경제 체제와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에 우리는 유의해야 한다.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들은 '나(I)'를 줄이려고 한다. 그것들은 오로지 그것을 '우리(we)'에 종속시키기를 원한다. 이런 사실은 국가 사회주의(National Socialism)의 다음과 같은 두 금언이 보여주는 바와 같다. 그 첫째 금언은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고, 당신의 국민이 전부다"이고 그다음은 "자기 이익에 우선하는 공익"이다. 1930년 11월의 연설에서, 아돌프 히틀러는 이렇게 말했다.

"경제생활의 전 영역에서, 삶 자체의 전체에서, 누구든 개인의 이익이 본질적이고 전체적인 이익이 개인의 이익에 입각해 있다는 생각, 즉, 개인의 이익이 우선 있고 그것이 전체의 이익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생각을 제거해야 할 것이다. 그 반대가 진실이다. 전체의 이익이 개인의 이익을 결정한다. … 만약 이 원칙이 인식되지 않는다면, 이기심이 불가피하게 일어나고 공동체를 분열시킨다."

애덤 스미스는 이기심의 편익들을 강조했는데, 주로 순수한 자기 이익의 측면에서가 아니라, 사람들은 항상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움이 필요하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다. 그러나 그는 또한 누구도 오로지 다른 사람들의 호의에만 의지할 수 없다는 사실도 이렇게 강조했다.

"만약 그가 타인들의 자애(自愛)를 그에게 유리하게 끌어들일 수 있고, 그가 타인들에게 요구하는 것을 (타인들도) 그를 위해 하는 것이 타인들 자신에게 이득이라는 점을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그는 더욱더 우세해질 것 같다. … 우리가 우리의 만찬을 기대하는 것은 고깃간 주인, 양조업자, 빵 굽는 사람의 자비로부터가 아니라 그들이 자기들 자신의 이익에 대해 기울이는 관심으로부터다. 우리는 그들의 박애(博愛)가 아니라 그들의 자애(自愛)에 말을 걸고, 결코 그들에게 우리 자신의 필요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 그들 자신의 이득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기심은 항상 인간의 특성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에서는, 주로 고객들의 필요에 집중하는 기업가만 성공적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개인의 이기심이 억제된다. 탐욕이 아니라, 공감(empathy)이 자본주의의 기초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들과 동기들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이것은 성공적인 기업가들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스티브 잡스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아이폰 같은 전 세계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였다. 이는 그가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의 필요와 욕망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더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라이너 지텔만 (독일 <디 벨트> 전 편집장)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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