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페타 치즈서 페타 빼라” 요구에 호주-EU FTA 협상 결렬

“페타 치즈서 페타 빼라” 요구에 호주-EU FTA 협상 결렬

기사승인 2023. 10. 30. 17:1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6년간 협상 일단 중단, 호주 수출 다변화 전략 지연 불가피
페타
페타 치즈. / 인사이더 푸드 유튜브 채널 캡처
6년간 이어진 호주와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이 불발됐다고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돈 패럴 호주 무역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지난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무역장관 회의에서 EU와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호주 측 성명보다는 강한 표현을 사용해 양측이 서로 양보를 하지 않는다고 상대방을 비난한 가운데 협상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머리 와트 호주 농업부 장관은 EU 대표부가 이전 협상 때보다 더 나은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EU가 소고기, 양고기, 유제품, 설탕 수출에 대해 충분한 개방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와트 장관은 "협상을 재개할 수는 있지만 현 정부 임기 전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는 내년에, 호주는 2025년에 총선을 치르기 때문에 수정된 방안이 새 협상 테이블에 오르기 어렵다는 것이다.

호주는 중산층 소비자의 비중이 큰 인구 4억5000만의 EU 시장을 무역 다변화 전략의 대상으로 보고 FTA를 추진해 온 만큼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진 않았지만 당분간은 재협상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주와 EU는 2018년부터 FTA 협상을 벌여왔다. 양측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가장 큰 이유는 '지리적 표시제 사용 제한'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U는 호주에서 만든 식료품에 페타 치즈나 파르메산 치즈, 프로세코 와인 등 유럽의 지명이나 주요 품종에서 유래한 이름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호주 업계는 EU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브랜드 명칭 변경과 재포장 등으로 FTA 시행 첫 해 9000만 달러(약 1215억원)의 비용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 농업단체 관계자는 "조리법에 페타 치즈를 넣어야 한다고 쓰여 있으면 소비자들이 페타를 찾지 다른 이름의 호주 치즈를 찾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고 앞서 가디언이 전했다.

또 EU는 호주의 핵심 광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연 10억 호주달러(약 8600억원) 규모의 고가 자동차세 폐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측은 "호주 농축산물이 유럽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접근이 될 수 있을 때만 EU와 FTA를 체결할 것"이라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