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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노리는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3분기에 적자를 내면서 자기자본도 줄었다
두 증권사가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초대형 IB 진입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초대형 IB에 들어갈 경우,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나는 데다 비즈니스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보다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무 요건을 갖춘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초대형 IB 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각각 5조8308억원, 5조35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 사의 전분기 자기자본인 5조8771억원, 5조3622억원과 비교했을 때 각각 463억원, 109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자기자본 순위는 3분기 기준으로 6, 8위를 기록 중이다.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은 크게 주주들이 낸 납입자본금과 영업성과를 통해 적립한 이익잉여금, 자본 활동을 통해 발생한 자본준비금(자본잉여금)으로 구성되는데, 초대형IB로 올라서기 위한 핵심 요건이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줄어든 것은 3분기 당기순손실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증권은 2분기(-489억원)에 이어 3분기도 적자를 지속해 489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기업금융(IB)부문 자산과 관련된 충당금이 실적을 끌어 내렸다는 평가다. 하나증권 측은 IB부문 자산 충당금 영향과 더불어 재무적·회계적 요인 조정으로 손실을 냈다는 입장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젠투·라임 펀드에 대한 사적화해 결정으로 일회성 비용(1199억원)이 발생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의 3분기 당기순손실은 185억원으로 전분기(1225억원) 대비 1400억원 가량 줄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젠투·라임 사적화해로 인한 충당부채 적립으로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것이 자기자본을 줄이는 요인이 됐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두 증권사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초대형 IB 진입에 대한 필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 재무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초대형 IB로 올라서면 발행어음 발행사로 거듭나게 돼 증권사들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기업 대출, 부동산금융 등에도 재원을 활용할 수 있어 수익 다각화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까지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뿐이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이미 초대형 IB 신청에 필요한 재무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하나증권의 경우 내년에 초대형 IB 지정과 발행어음 업무 신청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 경영권 인수 작업이 선행되면서 초대형 IB 신청 계획이 자연스럽게 내년으로 미뤄졌고, 초대형 IB 진입은 결국 다양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도 'IB통'인 김상태 대표의 단일 체제 전환과 함께 올해 초부터 초대형 IB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회사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이를 개선할 목적으로 초대형 IB 진입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에 들어가면 영업이익을 창출할 때, 운용 폭을 넓히고 영업 파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 입장에선 '초대형 IB 진입'이라는 카드가 실적 높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