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수면행동장애 치매·파킨슨 가속화…조기진단·적극적인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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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렘수면장애는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 주요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관성이 높다. 특히 깊은 수면 중 뇌에 쌓인 노폐물을 혈관 주위 글림프를 통해 배출·처리하는 일종의 뇌신경 청소 시스템인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된 렘수면장애 환자의 경우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
실제 렘수면행동장애는 발병 후 12년 내에 73.5%가 파킨슨병·루이소체치매·다계통위축·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진행될 뿐 아니라 렘수면행동장애 전구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도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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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수면행동장애는 꿈속에서의 행동이 실제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꿈-행동화'와 근육의 긴장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렘수면무긴장 소실'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렘수면행동장애의 전구증상은 이 중 한 가지만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한다.
연구에서는 렘수면행동장애의 전구증상인 렘수면무긴장 소실과 꿈-행동화 사이 상관관계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두 전구증상 간 임상적인 특징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며 "전구증상에 대한 별도의 관리가 이뤄지면 렘수면행동장애 전구증상에서 렘수면행동장애 및 주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철 고대안산병원 교수는 "렘수면행동장애는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진행을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우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수면의 질을 회복하고, 향후 발생 가능한 신경퇴행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향후 전구증상 이후 렘수면행동장애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의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를 발굴해 적극적으로 질병을 선별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우울증이나 감정표현불능증 유병률을 높이기도 한다.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은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하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연구결과,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을 경우 일반 집단보다 우울증·감정표현불능증 유병률이 각 1.5배, 1.6배 높다고 사실이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