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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주도…“韓 반도체, 새 전환점”

윤 대통령,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주도…“韓 반도체, 새 전환점”

기사승인 2023. 12. 1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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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퍼에 서명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양국 정상의 동반 방문을 기념하는 문구가 새겨진 웨이퍼에 서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반도체 동맹 수준의 협력을 맺게 된 것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60%를 공급하는 한국과 반도체 첨단 장비 생산에 독보적인 네덜란드의 동맹은 두 나라가 각각 차지하고 있는 생산·장비 분야 세계 1위 자리를 더욱 확실하게 굳히는 '윈-윈(Win-Win)'이 되는 것은 물론, AI(인공지능)·양자(퀀텀) 등 미래 산업에 필수적인 첨단 반도체에서 양국이 주도권을 쥐는 시너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오후 벨트호벤에 있는 반도체 장비기업 ASML 본사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한·네덜란드 기업의 반도체 협력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양국 정부 간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이 더욱 굳건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한국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 반도체 혁신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노력에 기여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ASML이 그간 선도한 기술혁신이 전 세계 4차 산업혁명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ASML, ASM 등 네덜란드의 반도체 기업들이 한국에 생산, R&D, 인재 양성을 위한 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등 투자를 확대해 온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이재용·최태원 회장과 방진복 입은 윤석열 대통령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함께 찾아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의 안내로 '클린룸'을 둘러보기에 앞서 방진복을 착용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윤 대통령,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연합뉴스

ASML역시 이날 자사의 가장 큰 고객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협력 MOU를 체결하고 윤 대통령에게 아직 상용화 되지 않은 2nm(㎚·10억분의 1m) 이하 차세대 EUV 장비 제조 클린룸을 최초로 공개하는 등 한국과의 반도체 협력 강화 의지를 한껏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ASML과 1조원을 투입해 한국에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한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ASML이 반도체 제조기업과 해외에 R&D 센터를 짓는 것은 처음이다.

이와 별도로 ASML은 현재 경기도 화성에 2400억원 규모의 트레이닝센터를 짓고 있다.

박 수석은 "ASML이 반도체 제조기업과 해외에 최초로 설립하는 R&D 센터로서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며, 우리 정부는 설치부터 운영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ASML R&D 센터도 만들고 이런 것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과 올해 ASML 회장을 두 번 만나서 투자 요청을 많이 하고 그런 것도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7월 피터 베닝크 ASML 회장을 두 차례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ASML과 극자외선(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공동개발 MOU를 체결했다. 재활용 기술을 통해 EUV 한 대당 전력 사용량을 20% 감축하고 연간 165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양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를 공동 설립해 반도체 미래 인재를 함께 키운다는 내용의 MOU도 체결했다.

KAIST, 울산 UNIST, 성균관대 등 3개 반도체특성화 대학원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공대, 반도체 연구소 아이멕(IMEC), ASML, 증착 장비 생산 기업 ASM,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업 NXP 등 산학연이 대거 참여한다.

윤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반도체 산업을 미래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의 지원에 적극 나섰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열흘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연 것도 미국을 비롯해 일본, 네덜란드 등과 긴밀히 협력해 반도체 산업을 크게 키우고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로 이동하는 공군 1호기 내에서도 1시간 가량 반도체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이 기내 2시간 회의 중 절반 이상을 반도체에 할애할 만큼 우리 반도체 산업의 더 큰 도약에 힘을 쏟고 있다는 방증이다.

윤 대통령, 한-네덜란드 첨단반도체 협력 협약식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첨단반도체 협력 협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윤 대통령,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연합뉴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11일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은 한마디로 반도체 순방이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 강국이지만 반도체 장비와 소재 분야는 취약한 측면이 있다"며 "반도체 제조 강국의 위상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반도체 소재, 장비 주도국인 네덜란드, 미국, 일본 등과의 전략적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네덜란드는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노광장비를 대부분 생산하고 있어 반도체 생태계에서 대체 불가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며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1일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번 반도체 동맹을 함으로 해서 이전보다는 좀 더 유연하게 우리가 (ASML의 첨단 반도체) 장비를 조달하는데 있어서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SML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 필수 공정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회사로,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서 '슈퍼 을'로 불린다. ASML의 장비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첨단 반도체 생산량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에서 이번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을 기점으로 우리 반도체 산업이 큰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3일 네덜란드 루터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의 반도체 협력에 대해 더 깊은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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