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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스타일 여의도 상륙, 제로콜라·저지방 뚱바·이창호·히치콕·조지 포먼까지

한동훈 스타일 여의도 상륙, 제로콜라·저지방 뚱바·이창호·히치콕·조지 포먼까지

기사승인 2023. 12. 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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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묻어나는 솔직담백 발언
취향 묻어나는 입맛·옷 맵시
연설문 속 처칠·서태지 화제
질문 듣는 한동훈 비대위원장<YONHAP NO-0910>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이창호 사범은 10대에 세계를 제패했고 조지 포먼은 제 나이 때 헤비급 챔피언 했고요. 히치콕 감독은 60살 때 '사이코'를 만들었죠. 열정과 동료 시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선의에는 나이 제한이 없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국회로 첫 출근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생물학적 나이보단 실력과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한 위원장은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정치 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국민들의 열망이 있고 저도 그것에는 100% 공감한다. 그런데 저는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한 세대포위론이나 세대교체론이라는 말은 그렇게 신뢰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바꿔 나가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마는 세대포위론이나 어떤 세대를 나이를 기준으로 갈라치기하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정략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세상에는 해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이 예로 들은 이창호 9단, 조지 포먼 권투선수,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감독은 나이에 관계 없이 성취를 이룬 인물들이다.

이창호 9단은 누적 우승 141회를 기록한 바둑계의 전설이다. 16.5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제 바둑기전에 우승하며 세계 무대를 무대를 재패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박보검 배우가 연기한 '택이'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조지 포먼은 1949년생 미국 권투선수로 1995년 WBA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그의 나이 46세였다. 권투선수로서의 전성기는 보통 20~30대다. 은퇴할 나이에 챔피언에 오른 셈이다.

히치콕 감독은 세계 영화사에 스릴러 장르를 개척한 대가로 꼽힌다. 주요 작품 '현기증', '사이코', '새' 등 순수 스릴러 장르에서 보여준 그만의 감각을 '히치콕 터치'라고 부를 정도로 영화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 인선 진행 과정에 대해 "열심히 하고 있다. 좋은 분들은 또 좋은 분들의 어떤 나름대로의 사정들이나 이런 것 때문에 제가 잘 설득드리고, 진정성 있게 설득드리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 않겠느냐. 제가 잘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비서실장과 인사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YONHAP NO-0907>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마중 나온 김형동 비서실장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비대위원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땀 흘려 돈 벌고 가족을 보호하고, 동료 시민에 대한 선의를 가진 분들을 상징하는 분들을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인용하는 인물, 표현 등은 그동안 '여의도 문법'과는 차이를 보인다. 전날 직접 쓴 취임 연설에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명언을 녹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 19일 "세상의 모든 길은 처음엔 길이 아니었다"며 중국 대문호 루쉰을 인용해 비대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시사했다.

취임 연설에서 '국민'을 대체한 '동료 시민'이라는 표현은 한 위원장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기세다. 영미권 국가에서 주로 사용되는 'fellow citizens'의 개념을 직역한 표현으로 보인다. 존 F. 케네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들의 연설에도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평소 쌓아온 교양이 말과 글에 묻어나는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로 나온다.

야권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86세대(80년대 학번·1960년대생)와 차별화를 꾀하는 지점으로도 보인다. 한 위원장이 전날 취임 일성에서도 강조한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과 맥을 함께 한다는 의미다.

한 위원장의 남다른 일상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패션, 입맛, 취향 등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전날에도 국회에 잠시 들렀다가 손에 뚱뚱한 바나나우유(뚱바)를 들고 퇴근했다. 김형동 비서실장이 "바나나우유 좋아하시느냐"고 묻자 "맛있다"고 답하며 차에 올라타는 장면도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혔다.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제로콜라를 마시는 점도 널리 알려진 일화다.

몸에 꼭 맞는 수트를 업무시 즐겨 입지만 평상시엔 넉넉한 후드티를 즐겨 입는 점, 빈티지 밀리터리 시계 마니아인 점도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오는 29일 비대위 공식 출범을 앞두고 인선 작업에 한창이다. 오는 28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남 일정도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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