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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故이선규 수사, 정보 유출 적법했는지 명확히 밝혀 달라”

봉준호 감독 “故이선규 수사, 정보 유출 적법했는지 명확히 밝혀 달라”

기사승인 2024. 01. 1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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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문화예술인 연대회의 제공
김의성
문화예술인 연대회의 제공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이 배우 고(故)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내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12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영화 '기생충'으로 호흡을 맞춘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의성, 이원태 감독, 가수 윤종신이 돌아가며 성명을 낭독했고, 최덕문, 장항준 감독이 함께했다. 국내 언론과 외신 기자 약 300여명이 몰렸다.

경과보고, 성명서 발표, 향후 계획 등의 보고로 이어진 성명 발표 말미에는 재단체 대표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별도의 질의응답은 진행하지 않고, 대표들의 성명서를 통해 입장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김의성은 "고인은 지난해 10월 23일 입건된 후 2개월여의 기간 동안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언론과 미디어에 노출됐다. 그에게 가해진 가혹한 인격 살인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유명을 달리한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정상민 부대표는 "소중한 동료를 잃었고 슬픔과 분노가 인다. 이 비극에 피의사실을 기정사실처럼 노출한 수사기관과 이를 선정적으로 받아쓴 언론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늦었지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고인의 수사에 관한 정보가 최초 유출된 때부터 극단적 선택이 있기까지 2개월여 동안 경찰의 보안에 한치의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면서 "고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마약 음성 판정을 받은 뒤 KBS 보도에는 다수의 수사 내용이 포함됐는데, 어떤 경위로 이것이 제공됐는지 면밀히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의 경찰 출석 정보를 공개해 고인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게 적법한지 명확히 밝혀 달라. 그래야 제2, 제3의 희생자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윤종신은 이선균의 사생활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한 KBS 보도를 언급했다. 그는 "혐의 사실과는 동떨어진 사적 대화를 보도한 KBS는 공영방송의 명예를 걸고 오로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보도였다고 확신할 수 있나, 대중문화예술인이 대중의 인기에 기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소스를 흘리거나, 충분한 취재나 확인 절차 없이 이슈화에만 급급한 일부 유튜버를 포함한 황색 언론들, 이른바 '사이버 렉카'의 행태에 대해 우리는 언제까지 침묵해야 하는가"라고 전했다.

문화예술인 연대회의
문화예술인 연대회의 제공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이주연 대표 역시 "수사 과정에서 각종 커뮤니티에 개인의 인권과 가족의 인권이 무시된 정보가 무분별하게 배포됐다. 이러한 인권이 보호받지 못한 상황이 처참한 결말로 이어진 상황을 공감,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강력한 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원태 감독은 "수사당국의 절차가 적법했다고 해도 정부와 국회는 이번 사건에 침묵하면 안 된다. 피의자 인권과 국민의 알권리 사이에서 원칙과 예외가 뒤바뀌는 일이 없도록 명확한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연대회의는 성명서를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해 경찰청과 KBS에 전달할 예정이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29개 단체와 2000여 명의 문화예술인이 성명서 작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활동에 대해서는 "사건을 계기로 속칭 '이선균 방지법'을 제정하기 위하여 뜻을 같이하는 모든 단체와 함께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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