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서 산문집 ‘남도문학을 읽는 마음’ 출간기념회 ‘성료’

기사승인 2024. 03. 0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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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향' 정읍에서 문학풍류한마당...문학칼럼, 세미나 발제문, 서평 등의 산문들을 모아서 문집으로 엮어
출간기념회
박관서 시인(두번째 줄 왼쪽 다섯번째)이 지난달 29일 정읍시 진산동 영모재에서 열린 그의 산문집 '남도문학을 읽는 마음' 간행 축하행사에서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동준 기자
찬바람과 이슬비가 엇갈려 내리는 꽃샘추위 속에 이색적인 출간기념회가 열렸다. 지난달 29일 오후 4시에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 진산동의 영모재에서 박관서 시인의 산문집 '남도문학을 읽는 마음'(시와 사람 간행)의 간행을 축하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정읍 연지동 출신인 박관서 시인은 시집 '철도원 일기', '기차 아래 사랑법', '광주의 푸가'등으로 자신이 몸담고 살아가는 철도 현장과 전라도의 지역정서를 문학적 질료이자 매개로 문학세계를 펼치고 있는 남도의 시인이다. 목포작가회의 및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을 거쳐서 현재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으로 활동 중인 그가 그동안 발표했던 문학칼럼, 세미나 발제문, 서평 등의 산문들을 모아서 문집으로 엮었다.

'이십 대의 문학청년 시절로부터 문단의 말석이나마 지키는 현재의 시점까지 근 삼십여 년 동안 여기저기 뿌려놓은 산문들을 주섬주섬 모아놓고 보니 문학잡설집이다. 그동안 문학판에서 쓰라는 작품은 쓰지 않고 온갖 이판사판에만 신경을 쓴다고 '구사리'도 많이 들었다. 그만큼 여기저기 졸렬한 말과 글을 많이 섞은 흔적들이다. 하지만 그것은 문학의 태생지인 목포와 광주 그리고 옛 하삼도(下三道)를 이루는 한반도 남녘의 공간을 일컫는 남도라는 공간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리하여 '남도문학을 읽는 마음'으로 제목을 정했다.

'작가의 말'에 드러나는 것처럼, 이번 산문집에는 개인의 문학적 여정과 함께 이에 공간적 배경으로 작용한 남도라는 지역의 문학적 내력과 속내가 온전히 드러나 있는 것으로 읽힌다.

기타리스트 야니 김도연의 초대공연과 함께 시작된 출간기념회는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및 수원, 창원, 전주, 거창, 정읍, 목포 등 전국의 문인 약 40여 명이 참가해 조촐하면서도 의미 깊게 진행됐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문인복지위원장인 이승철 시인은 사무총장으로서의 시인의 근황을 전했으며, 최명표 평론가는 '서정과 민중적 가치가 융합된 정읍의 문학과 정신'을 설명해 참여한 문인들의 동의를 얻었다.

한편, 한옥 영모재는 국가등록문화재로써 구한말까지 평창군수 출신 김상태의 지휘를 받아 악·가·무에 모두 능했던 악사 전계문이 무속인 집성촌인 천원역참 인근의 접지·등천·신면 마을의 자녀들을 데려와 재인·악공·기녀들로 길러내던 정읍지역의 신청이자 재인청이었다.

또한, 김평창은 영모재를 매개로 전봉준, 손화중은 물론 무장포고문을 썼던 문장가 옹택규 등과 교유하며 동학농민혁명을 견뎌낸 역사와 문화가 깊이 묻혀있는 곳이다.

정읍 태생으로 정읍남초등학교와 정읍중학교를 졸업한 후 호남선 목포 등지에서 철도원 생활을 하며 문학활동을 병행한 박관서 시인을 두고 '정읍시인론'을 쓴 최명표 문학평론가는, 호남선을 매개로 이어진 '그의 삶이란 정읍과 목포의 두 지점에서 영위되는 셈'이라고 하였다. 물론 이번 산문집 역시 '문학을 읽는 마음은 나의 이야기로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면서 동시에 세계를 살아가는 마음'임과 아울러 '세계를 살아가는 마음은 곧 나의 삶이 너와 이어짐과 동시에 세계 만물과 인드라망(因陀羅網)으로 연결되어 있음'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이번 행사 역시 그러한 취지로 진행됐다. 현재 중앙문단의 중책을 맡고 있어서 대중적인 문학행사를 지양하고 있는 시인을 설득해 이번 출간회를 기획한 아흐K로컬콘텐츠연대 대표인 백남이 시인은 "고향 후배의 발심으로 신간 산문집 출간회 자리를 마련했음과 아울러 향후 이러한 행사를 '정읍풍류한마당'으로 발전시켜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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