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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빈집을 1유로에 팔았더니 조용한 마을이 다시 살아났다

伊, 빈집을 1유로에 팔았더니 조용한 마을이 다시 살아났다

기사승인 2024. 03. 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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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마엔차 지방소멸 해결 프로젝트
지방도시 인구유출 문제 등 해결
국내에도 빈집 13만2000호 넘어
행안부 성공사례 벤치마킹 모색
현장시찰 (7)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 마엔차 지역을 방문해 클라우디오 스펠두티 시장의 안내을 받으며 빈집을 재생해여 지방 도시의 인구 유출,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려는 '1유로 프로젝트'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이탈리아에서는 1유로(약 1400원)에 집을 살 수 있다. 방치된 빈집을 재생해 지역 활성화의 계기로 삼는 '빈집 재생 사업'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지역소멸과 함께 빈집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한국에 도입하기 위한 방안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11일 행안부에 따르면 이 사업을 도입한 곳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100㎞가량 떨어진 마엔차시로 인구가 약 3000명 정도인 작은 시골 마을이다. 젊은 층이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인구소멸의 문제를 겪자, 클라우디오 스펠두티 시장은 '투자는거절합니다. 이웃을 원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2021년 '1유로 프로젝트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1유로 프로젝트는 빈집을 재생해 지방 도시의 인구 유출 및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려는 프로젝트로, 2004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됐다. 이탈리아에서도 시칠리아, 칼라브리아, 풀리아 등 전국 곳곳에서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 주도로 1유로 프로젝트가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마엔차시는 빈집의 중세식 고택 형식을 보존하면서도 빈집을 정비해 지역 정착, 관광 숙박 활동, 상업시설 활성화 등을 도모하고 있다.

모든 빈집이 1유로 프로젝트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거래가 되고 있는 빈집들은 제외하고 상속으로 소유자가 다수인 경우 등 방치된 주택이 주로 대상이 된다. 이탈리아의 경우 집이 자자손손 물려 내려오면서 자신도 모르게 상속 혹은 증여되면 다주택자가 돼 재산세가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처분하고 싶어하는 소유주들이 많다.

마엔차시에서 매물로 나온 빈집은 시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구매자가 원하는 매물을 찾을 수 있도록 공무원이 직접 나서 도와준다. 1유로에 빈집을 구매한 사람들은 보증금 5000유로(한화 약 720만원)를 내고 3년 안에 의무적으로 건물을 리모델링해야 한다. 보증금은 공사 완료 후 돌려 받는다.

마엔차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1유로 프로젝트는 청년, 타지인,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지역으로 이끌고 있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지역 내 오래된 주택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해, 실제로 2021년 이니셔티브 발표 후 97명의 외국인이 주택 구매를 신청했으며 최종 21명의 외국인이 매수후보자로 선정됐다. 1유로 프로젝트로 마엔차가 알려지면서 2년간 27개 집이 팔리고 이중 최소 6개를 외국인이 구매하기도 했다.

마엔차시는 주거 용도 보다는 숙박업(B&B), 식당 등 상업 시설을 만들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빈집 구매에 대한 우선권을 제공해 마을의 다양성과 활력을 높이고 있다.
빈집 자료 (2)
이탈리아 마엔차시의 빈집./ 행정안전부
우리나라도 인구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 등으로 빈집이 늘어나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빈집은 13만2000호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절반에 가까운 6만1000호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지자체에 있다.

행안부는 빈집 문제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고, 지역활성화 및 생활인구 유입 등을 위해 올해부터 '빈집 정비 사업'을 추진한다.

이탈리아를 방문중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해외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난 8일(현지시간) 마엔차시를 찾았다. 이 장관은 "마엔차 지역의 빈집 활용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빈집 정비에 활용·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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