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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오타니, 투수 안해도 MVP?

‘괴물’ 오타니, 투수 안해도 MVP?

기사승인 2024. 03. 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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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못해 어렵다는 관측 우세
사상 첫 지명타자 MVP 탄생할 수도
AP 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1회말 우측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30·LA다저스)는 오프시즌에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163억원)의 천문학적인 계약을 맺은 후 현재 내셔널리그(NL)에 속해 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서울시리즈 개막전이 성큼 다가오면서 오타니가 과연 리그를 옮겨서도 최우수선수(MVP)에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 올해 오타니의 MVP 수상은 쉽지 않다는 게 미국 현지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첫째 오타니는 올해 투수로 뛰지 못하고 둘째 리그를 옮겨 새 팀에 적응해야 한다. 셋째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7·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무키 베츠(32·다저스) 등 막강 경쟁자들이 같은 리그에 버티고 있다.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AL)인 LA 에인절스에서 지난 세 시즌 중 두 시즌 MVP를 수상했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투타 겸업이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팔꿈치인대접합수술 여파로 올해 투구를 하지 않고 타격만 하게 된다. 투수를 병행하면서 얻을 수 있던 일종의 어드밴티지가 사라지는 것이다. 타격만 하는 오타니는 가치가 적어진다는 뜻이다.

실제 오타니는 작년 MVP 수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기록인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가 ESPN 기준 10이었다. 세부적으로는 타자로 6.0·투수로 4.0이다. 이를 전체 순위로 보면 타자 전체 8위, 투수 전체 11위에 해당한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출루율+장타율(OPS) 1.066으로 리그를 이끌었음에도 투수 몫인 WAR 4.0이 빠지면 가치가 상당 폭 떨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오타니는 새로 합류한 팀에 적응해야 하고 이는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NL은 AL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 작년 전대미문의 40-70클럽(한시즌 홈런 40개·도루 70개)을 달성한 아쿠냐 주니어가 건재하고 베츠는 공수주를 모두 갖춘 거의 틀림없는 현존 야구계에서 최고의 만능선수다.

WAR 기준으로도 작년 8.4의 베츠와 8.1의 아쿠냐 주니어가 44홈런을 때린 3할 타자 오타니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오타니는 항상 기대이상의 것을 보여준 선수다. 2024년 오타니는 투구를 하지 못해 큰 불리함에 놓여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올해 MVP가 된다면 사상 첫 지명타자 MVP라는 신기원을 이룩하게 돼 새로운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된 1973년 이후 반쪽짜리라는 오명을 쓰는 지명타자는 한 번도 MVP를 수상한 적이 없다.

오타니는 전직 두 MVP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35·다저스)의 사이에서 타석에 설 예정이다. 이는 어마어마한 이점으로 다가올 수 있다. 투구는 물론 수비를 하지 않고 오롯이 타자로만 뛰는 점도 항상 본인에게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체력적인 측면에서 꽤 긍정적인 변수로 꼽힌다.

50개 이상 대포로 홈런왕에 오른다면 오타니의 MVP 수상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좌타자 오타니는 작년 44개 홈런 중 좌측으로 밀어서 넘긴 홈런이 2개뿐이었는데 올해 시범경기에서 나온 홈런 2개가 모두 밀어서 담장을 넘긴 대포였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밀어치는 홈런이 늘어난다면 홈런 50개 이상은 충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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