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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창바이산으로 中 문화유산 될 전망

백두산 창바이산으로 中 문화유산 될 전망

기사승인 2024. 03. 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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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창바이산으로 불리는 것이 현실
유네스코에서 세계지질공원 공식 인증 전망
정작 중국에서는 별로 중시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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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할 하의 백두산 천지 풍경. 국제적으로는 이제 창바이산으로 불리게 됐다고 봐야 한다./런민르바오(人民日報).
한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이 중국에서 사용하는 명칭인 창바이산(長白山)으로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질공원에 선정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백두산의 중국화가 이제는 국제적으로는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14일 전언에 따르면 전날(현지 시간)부터 진행 중인 제219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곧 18개 신규 세계지질공원을 인증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으로 후보지에는 중국이 신청한 백두산도 포함돼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18개 후보지들이 이미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에서 '등재 권고' 결정이 내려진 곳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관례에 따라 이번 집행이사회에서 그대로 인증될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한국인들은 당연히 한국의 영토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법을 들이대면 얘기는 다소 달라진다. 한국전쟁 이후 진행된 중국과 북한의 협약에 의해 정상인 천지를 기준으로 3분의 2는 중국, 나머지는 북한의 영토가 된 것이다. 북한이 전쟁에 참전, 함께 싸워준 대가로 백두산의 영유권 상당 부분을 양보한 탓이다.

물론 북한도 백두산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모르지는 않는다. 지난 2019년에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해달라고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유네스코에서 인증될 후보지 명단에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당시 중국의 집요한 방해가 있었다는 소문이 파다했으나 공식적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이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해 유네스코에 제출한 자료에는 백두산이 "지질학적으로 북중 국경 및 북동쪽 경계와 유라시아대륙, 환태평양조산대가 만나는 지역에 위치해 강력한 화산 활동으로 수백만 년 동안 독특한 지역이 형성된 곳"으로 소개돼 있다. 더불어 "백두산에서는 1000년 전 '밀레니엄 분화'를 비롯해 다단계 분화가 있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암종과 복잡한 화산지형이 형성됐다. 시간에 따른 지구의 역동적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자연 실험실과 같다"라는 설명도 첨부돼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은 중국이 남북한이 모두 중요시하는 백두산을 자신들의 명칭인 창바이산으로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으려는 것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한다. 그게 바로 '백두산의 중국화'라고 할 수 있다.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의 한반도 전문가 쩌우(鄒) 모씨가 "중국은 2006년부터 백두산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한민족이 중시하는 백두산의 역사와 가치를 독점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하는 것은 이로 보면 정확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중국은 각종 교과서 등을 통해 백두산을 한민족이 아닌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의 성산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또 백두산이라는 명칭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조선족들까지 백두산을 창바이산으로 부른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이와 관련,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활동하는 한승훈 법학박사는 "중국은 고구려 유적도 세계유산으로 올렸다. 고구려를 자국의 지방정권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백두산 일대에서 건국, 해동성국으로까지 불렸던 발해까지 중국 고대사로 편입될 수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한 박사의 주장이 괜한 게 아니라는 사실은 중국이 금세기 초에 백두산의 행정 관리권을 옌볜조선족자치주에서 지린(吉林)성으로 넘긴 사실에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지난 2004년 백두산을 '중국 10대 명산'에 선정한 후 주변지역을 개발해 자국 관광객들을 유치한 사실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안타깝기는 하나 백두산의 중국화 작업은 이제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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