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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 칼럼] 공공부문 홈페이지 ‘글로벌화’해 국가 품격 높이자

[대기자 칼럼] 공공부문 홈페이지 ‘글로벌화’해 국가 품격 높이자

기사승인 2024. 03. 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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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환 아시아투데이 대기자
◇반가운 미국 정부의 한글 홈페이지

오래전 미국 정부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실망을 한 적이 몇 차례 있었다. 어느 미 정부기관 홈페이지가 영어 이외에 몇몇 외국어로 번역돼 있었지만 한국어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실망했다. 세월이 꽤 흘러 우리의 위상이 높아진 요즘 외국 기관 홈페이지 한국어 제공 사례가 늘어 반갑기 그지없다.

◇美 재무부의 7개 국어 홈페이지

글로벌 시대를 맞아 주요국의 홈페이지는 해당 국 언어 이외의 언어로 번역돼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 다인종 국가인 미국의 주요 국가기관 홈페이지는 꽤 많은 언어로 번역돼 있다. 우리로 치면 기획재정부 같은 미 재무부의 경우 영어와 아랍어, 중국어, 스페인어, 한국어, 타갈로그어, 베트남어 등 무려 7개 언어로 번역된 홈페이지를 제공하고 있다.

미 국세청(IRS)도 영어와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등 7개 언어로 된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재무부나 IRS 등에 비해서는 부족하지만 백악관은 영어 이외에 스페인어 홈페이지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말로 번역된 홈페이지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IT강국 한국 홈페이지 글로벌화 필요

이에 반해 우리의 기획재정부는 한국어와 영어로 된 홈페이지만 구축해 두고 있고, 국세청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실 역시 한국어와 영어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강남구도 영어 홈페이지 구축에 머물고 있다.

구글 번역기 등 다양한 통·번역 수단이 나와 있는 요즘 구태여 외국어로 홈페이지를 번역해 제공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시선도 있겠다. 외국어 홈페이지 수요가 적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대 우리 주요 기관의 홈페이지 글로벌화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아닐까. IT 강국이라는 우리가 홈페이지 글로벌화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

지난 2022년 기준으로 국내 입국 외국인은 339만명, 출국 외국인은 313만명이었다. 코로나19가 물러간 지금 인천공항 등을 통해 수많은 외국인들이 밀려들고 있다. K-팝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여행객들이 영어 홈페이지나 SNS 등을 통해 얼마든지 여행 정보 등을 취득하고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요즘은 한국어로 말을 하면 영어 등 외국어로 통역해 주는 앱도 개발돼 있다. 이를테면 모든 지구촌 사람들이 언어 장벽을 느끼지 않고 여행이나 비즈니스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 모국어 홈페이지 반길 것

환경이 바뀌었다고 해도 오래전 필자가 했던 생각을 지금 하고 있는 외국인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 정부기관 등의 홈페이지에 모국어가 등장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국에 한층 더 친근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미 재무부나 국세청 홈페이지가 한국어로 번역돼 있다고 해서 세금 납세자들이 이를 활용할리 만무다. 세금 신고납부는 해당 국가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기에 그렇다.

◇배려 돋보이는 서울특별시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서울특별시 홈페이지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홈페이지를 구축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외지만, 서울특별시의 홈페이지는 정부 여타 부처의 추종을 불허한다. 서울시는 이들 3개 외국어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나머지 언어에 대해서는 구글 번역기를 통해 한국어 홈페이지 내용을 파악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번역한 홈페이지와 구글 자동번역기 2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심이 배어 있다.

외국어 홈페이지 제공은 우리의 국력, 더 나아가서 글로벌 시대 외국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우리의 변화된 위상을 간접적이나마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잣대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 홈페이지 업데이트 속도에 늦지 않게 신속히 번역해 홈페이지를 개편하는 일이 긴요함은 물론이다.

◇국가 품격 높일 홈페이지 글로벌화

어느 중앙 정부기관 관계자는 홈페이지 언어 다양화에 대해 "수요가 얼마나 많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관계자는 "수요가 매우 적다고 하더라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다양한 외국어로 홈페이지를 번역해 제공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최소한의 서비스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우리 국가기관의 글로벌 홈페이지 구축은 국가 품격의 상승을 생각하면 아무리 서둘러도 늦지 않을 것이다.

남성환 아시아투데이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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