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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못내는 한계기업 탓에…은행권, 대출채권매각 300% 급증

이자 못내는 한계기업 탓에…은행권, 대출채권매각 300% 급증

기사승인 2024. 03. 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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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당시보다 매각액 2배 많아
이중 기업대출 2조6000억원 달해
부동산 PF·고금리 여파에 상황 악화
1월 연체율 0.45% 전년비 0.14%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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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대출채권 매각 규모가 1년만에 30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악화됐던 2019년 당시보다도 대출채권 매각액이 2배나 많은 수준이다.

이는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액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채권 매각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급증하면서 은행들은 지난해 3조원이 넘는 대출채권을 매각했다. 이중 2조6000억원은 기업대출 부실에 따른 대출채권 매각이었다.

문제는 고금리 여파와 함께 부동산 PF(파이낸싱 프로젝트) 부실 등으로 회수하기 어려운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도 크게 늘면서 은행들의 연체율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3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 5곳(KB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의 대출채권 매각 규모는 3조2496억원으로 전년 대비 305.84%(2조4489억원)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와 비교해도 2배나 많은 규모다. 당시 은행들의 대출채권 매각액은 각각 1조6749억원, 1조3901억원 수준이었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해 대출채권 매각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은 작년 9374억원의 대출채권을 매각했는데 이중 8017억원이 기업대출채권이었다. 하나은행의 2022년 대출채권 매각 규모는 1819억원으로, 1년만에 415.3%(7555억원) 급증한 것이다. 2019년과 2020년 당시 대출채권 매각 규모가 3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한계기업들이 얼마나 크게 증가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은행의 대출채권 매각도 지난해 7471억원으로 급증했다. 전년 대비 411.4%(601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대출채권 매각액 중 기업대출채권은 6000억원이었다.

특히 작년 대출채권 매각액 중 2조 6133억원은 기업대출채권이었다. 은행들은 향후에도 채권 회수가 어려운 기업대출채권을 대거 매각해 건전성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PF 부실과 고금리 여파 등으로 부실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작년 시중은행의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채권인 고정이하여신이 4조원을 넘으면서 앞으로 부실채권 매각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KB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1조 1551억원, 1조107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은행들의 적극적인 부실 대출채권 매각에도 연체율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올 1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년 동기 대비 0.14%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은 전년 대비 0.10% 포인트 늘었으나 기업대출은 0.16%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6%로 전년 대비 0.21%포인트나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회생에 빠지거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된 한계기업들이 늘면서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늘어났다"며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안정적으로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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