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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 돌아온 쿵푸팬더...푸바오 빈자리 채울까

[시네마산책] 돌아온 쿵푸팬더...푸바오 빈자리 채울까

기사승인 2024. 04. 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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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4' 리뷰
8년만에 네번째 시리즈
쉴 새 없는 개그 웃음지수 UP
빌런 부재 등 굵직한 재미는 부족
쿵푸팬더4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쿵푸팬더4'가 10일 개봉한다. 사진은 주인공 포(왼쪽)와 새로운 파트너 젠./제공=유니버설 픽쳐스
내면의 평화를 찾았다고 믿는 포는 평화의 계곡을 이끄는 영적 지도자로 활약하지만, 자신의 후계자를 찾기보다는 '용의 전사'로 계속 남길 희망하며 먹을 것만 보면 여전히 까무러칠 만큼 좋아한다. 이처럼 새로운 성장보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 포 앞에 타이렁 등 모든 쿵푸 마스터들의 능력을 복제하는 능력을 지닌 악당 카멜레온이 나타난다. 위험을 직감한 포는 속내를 알 수 없는 길거리 쿵푸의 고수 젠과 함께 카멜레온의 음모를 저지하려 하나, 언제나 그렇듯 위험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불거지는데….

참으로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국민 귀요미'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자, 기다렸다는듯이 포가 '쿵푸팬더4'로 무려 8년만에 돌아왔다.

이 애니메이션은 1편부터 3편까지 무려 18억 달러(약 2조4368억원)를 벌어들인 '쿵푸팬더'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으로,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과 중국에서 지난달 7일과 8일 차례로 개봉했다. 그런데 큰 돈이 들어간 블록버스터일수록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공개되기로 유명한 우리나라에서의 개봉일은 이례적으로 그보다 한달 늦은 10일이다. 푸바오의 중국행으로 헛헛해진 한국인의 마음 한 켠을 공략하겠다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치밀한 배급 전략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할리우드의 이 같은 상업적 노림수와 별개로 '쿵푸팬더4'는 변함없이 즐겁고 유쾌하며 흥겹다. 음식 앞에서는 한없이 약하지만 악의 무리를 만나면 한없이 강해지는 포의 '몸개그'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이고, 여기에 쉴새없는 입담까지 더해져 보는 내내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1편부터 내리 포의 목소리 연기를 전담하고 있는 잭 블랙의 '보이스 원맨쇼'가 최대치로 빛을 발한 덕분이다.

쿵푸팬더4-1
10일 개봉한 '쿵푸팬더4'에서는 모든 쿵푸 고수들의 능력을 흡수하는 카멜레온(왼쪽 세번째)이 주인공 포의 호적수로 나선다./제공=유니버설 픽쳐스
그러나 아쉬운 점은 결정적인 한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카운터 블로우는 없는 와중에 잔 펀치와 클린치만 수없아 오가는 복싱 챔피언 결정전처럼 느껴진다. 그 이유는 우선 매력적인 빌런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1편의 호랑이 타이렁과 2편의 공작 센처럼 카리스마와 실력을 겸비한 호적수가 극의 한 축을 이뤄야 하는데, 이번 작품의 카멜레온은 존재감이 떨어진다.

1~3편에서 영리하게 변주됐던 쿵푸 영화의 클리셰들이 사라진 것도 굵직한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다. 당랑권과 호권 등 각 권법별 고수들로 구성됐던 무적의 5인방 대신, 한국계 배우 아콰피나가 목소리를 연기하는 여우 젠이 포의 우군으로 나서지만 개성과 특징이 다소 불분명하다. 또 어렵게 각성한 '절대 고수'가 자신의 능력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고 어떻게 다시 끌어올리는지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캐릭터의 힘이 워낙 강해, 시리즈의 수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미디와 액션이 모두 가능하고, 무슨 짓을 해도 귀여운 호감형 캐릭터 만들기는 '하늘의 별 따기' 이상으로 어렵다. 이를 알고 있는 할리우드 제작진이 '쿵푸팬더'의 진화 혹은 성장을 게을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P.S 참고로 2000년대 이후로 등장했던 쿵푸 영화들 가운데 가장 잘 만들었다고 평가받는 저우싱츠(주성치) 주연의 '쿵푸 허슬'을 다시 찾아보자. 비교해본 뒤 자신이 만약 '쿵푸팬더' 시리즈 차기작의 감독이라면 다음 작품이 되돌아가야 할 초심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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