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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3인 체계’ 구축한 하나금융…함영주 회장의 믿을맨은

‘사내이사 3인 체계’ 구축한 하나금융…함영주 회장의 믿을맨은

기사승인 2024. 04. 2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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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이승열·강성묵 사내이사 3인 체제
내부통제 책임경영 위한 이례적 변화
유력 차기 회장 후보 가능성 높아져
13개 부문장 필두로 조직체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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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호(號)를 뒷받침 할 '사내이사 3인 체계'가 마련됐다. 그동안 함영주 회장 1인 체제를 유지했지만,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이 그룹 사내이사로 진입해 이사회 진용을 갖췄다.

실제로 그룹 내 이 행장과 강 사장의 무게감도 달라졌다. 두 CEO(최고경영자)가 핵심 축인 '미래성장'과 '손님(고객)가치' 부문을 담당하게 되면서, 실질적인 그룹 성장 동력 사업을 책임지게 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내 4대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촘촘하게 조직 세분화를 이룬 점도 눈에 띈다. 총 13명의 부문장이 그룹을 책임지는 체제가 완성된 것이다.

함 회장이 취임 초반 '변화보다 안정'을 꾀했다면, 올해에는 마지막 임기를 맞아 '변화와 신속한 대응력'에 방점을 둔 모습이다. 각 부문별로 책임을 강하게 부여하고, 동시에 그룹 협업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작년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빅3' 금융그룹으로 올라선 만큼, 올해에는 '빅2' 도약을 위해 성장 동력을 강하게 걸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주요 부문장 8명 가운데 이은형 부회장(글로벌·ESG 부문장)과 박근영 디지털 부문장을 제외한 부문장들은 모두 함 회장이 기용한 임원들이다. 이 부회장은 전임 회장이 등용한 인물이고, 박 부문장은 박성호 전 부회장과 손발을 맞춘 인물로 알려졌다. 함 회장은 '영업 제일주의 철학'을 가진 CEO로 유명한 만큼, 이 같은 경영철학의 맥을 잇는 인물들이 주요 그룹 핵심 임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 행장, 강 사장 등이 꼽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이사회는 지난달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을 그룹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함영주-이승열-강성묵' 3인 사내이사 체제로 이사회 지배구조가 개편됐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통상 다른 금융그룹들은 그룹 회장 1명만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측은 차기 회장 후계 구도란 해석보다는, 내부통제와 책임경영을 위한 조치라고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이번 이사회 변화로 이 행장과 강 사장이 그룹 내 역할과 책임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두 인물이 유력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또 다른 변화는 부문 임원제를 도입해 각 부문장의 책임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10개 부문·3개 본부·28개 부서'에서 '13개 부문·8개 본부·29개 부서'로 확대했다. 조직 슬림화를 단행한 신한·KB금융그룹과 달리, 조직을 확대하고 세분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각 부문을 책임지는 13명의 부문장은 부회장부터 부사장, 상무까지 다양한 직급에 걸쳐 포진돼 있다. 그룹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함 회장의 실용주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함 회장이 그룹 계열사 간 소통을 강조해온 만큼, 부문을 중심으로 한 '원 팀' 체계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도 이 행장과 강 사장의 역할이 눈에 띈다. 이 행장은 브랜드·미래성장 부문장으로, 강 사장은 손님가치 부문을 맡았다. 이 행장은 지주 내 직책이 따로 없었지만, 사내이사 선임으로 지주 부문장도 맡게 됐다. 향후 그룹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강 사장이 이끄는 손님가치 부문은 올해 신설된 조직으로, 고객 가치 제고를 위해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 관계사 간에 시너지를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하에는 개인금융·자산관리·CIB 본부가 편입됐는데, 모두 실질적인 그룹 영업력을 책임지는 곳이다. 함 회장이 올 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사 간 협업을 강화하고 성장 대신 고객과의 소통 프로세스를 우선 개선해야한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다.

이 행장과 강 사장의 리더십 성향도 함 회장과 닮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함 회장의 리더십 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업무적으로는 '영업통'으로서 현장을 중요시하고, '덕장(德將)' 스타일로 자신을 낮춰 후배들과 소통하는 성향을 지녔다.

이 행장은 '전략·재무통'이란 점에서 함 회장과 차이가 있지만, 소탈한 성향으로 임직원들을 편하게 해주는 온화한 리더십 성향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은 함 회장과 같은 '영업통'이자 '소통형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24시간 오픈형 집무실을 마련해 임직원들과 고정관념없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두 인물 모두 함 회장 체제에서 CEO로 등용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은형 부회장은 글로벌·ESG 부문장을 이어나가게 됐다. 1974년생인 이 부회장은 최연소 CEO로서 하나증권(구 하나금융투자)를 지휘한 인물이다. 당시 소통경영으로 복장 완전 자율화, 임직원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브랜드데이 등으로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한 바있다. 이 같은 젊은 감각으로 작년에는 그룹 브랜드 부문을 맡으며 아이돌 모델을 기용하는 등 금융권은 보수적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과 '재무' 부문 조직도 주목된다. 부사장급인 박근영 부문장이 디지털을, 박종무 부문장이 재무 부문을 이끌게 됐다. 디지털은 박성호 전 부회장이 담당했지만 임기 만료로 박근영 부문장이 맡게 됐다. 앞으로 디지털 부문을 이끌 박근영 부문장은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로, 그룹 디지털 부문을 총괄해왔다. 재무 부문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함 회장 직속 총괄조직에서 '부문'으로 격상됐다. 특히 박종무 부문장은 최근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그룹 내 재무 부문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양재혁 전략 부문장은 전략 조직에서 오랫동안 몸 담았던 인물이다. 2019년 그룹 전략기획팀장을 맡은 이후 꾸준히 그룹 전반의 경영전략과 방향성 수립에 기여해왔다. 최근에는 비은행 부문 M&A(인수합병) 전략도 총괄하면서 주목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나금융은 은행권에서는 1위를 달성했지만, 비은행 부문에선 실적이 부진하면서 금융그룹 가운데 빅3에 머물고 있다.

강재신 리스크부문장은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알려졌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조선사, 중견 해운사 구조조정 TFT 부장으로 하나은행의 구조조정 업무를 주도해 성과를 낸 인물로 유명하다. 리스크 관리는 내외부 이해 관계자와의 긴장과 갈등의 연속일 때가 많은데, 소탈하고 배려심 많은 성향으로 직원들에게 스트레스가 전이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알려졌다.

정준형 소비자리스크 부문장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부 통제를 총괄하게 됐다. 정 부문장은 하나은행에서 검사실 부서장과 검사기획부 부서장직을 거친 인물이다. 최근 몇 년 간 금융권에서 각종 금융사고가 발생해 소비자 보호 역량이 중요해진 만큼, 향후 내부통제 강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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