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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지자 늘어난 취객…매트리스 깔고 보호조치에 애먹는 경찰

더워지자 늘어난 취객…매트리스 깔고 보호조치에 애먹는 경찰

기사승인 2024. 05. 2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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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 잦은 여름 주취신고 증가
주취자 메뉴얼 시행에도 법 제정 목소리
"22대 국회서 주취자보호법 제정 노력"
지난 22일 오전 8시께 서울 강남구의 한 파출소. 만취 상태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파출소 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여성과 이를 위태롭게 지켜보는 경찰관의 실랑이로 파출소 안은 소란스러웠다. 이 여성은 "선생님, 괜찮으세요? 잠시 앉아서 쉬세요."라는 경찰관의 호의를 한 귀로 흘리며 남자화장실로 돌진했고, 경찰관들은 몸을 날려 여성의 돌발행동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A 경장은 "날이 따뜻해지니 음주 신고가 많다"며 "인사불성 상태인 주취자를 상대하는 일이 여간 버거운 게 아니다"고 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지구대는 이 같은 주취자의 돌발행동에 대비해 전용 매트리스를 준비하는 등 주취 신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구대 소속 B 경감은 "주취자가 오면 정신이 들 때까지 매트리스 위에 눕혀 놓는다"며 "주취자가 하루에도 2~3명씩 찾아와 위생상 매트리스 위에 비닐을 씌워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마다 주취 신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주취자 현장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주취자 보호조치 메뉴얼'을 시행하고 있지만, 메뉴얼에 불과한 보호조치를 명확히 규정한 관련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해 7월께 주취자의 의식 여부, 신고 환경 등을 체크하는 메뉴얼을 일선 지구대·파출소에 배포해 시행 중이다.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의학적 판단을 간소화하고 소방 당국과의 공조 필요성 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기존 메뉴얼을 보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메뉴얼과 별개로 주취자 관련 신고가 매년 여름철마다 급증하면서 주취해소센터로 주취자를 유도해 불필요한 업무를 덜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 종로경찰서 소속 한 파출소 관계자는 "보호조치 메뉴얼이 있어도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119 구급대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에선 매뉴얼이 아닌 지자체와 경찰, 소방 당국의 명확한 주취자 보호조치 업무 범위 등을 명문화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주취자 보호조치와 관련한 주취자보호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1~4월 주취자 관련 112신고는 11만2979건으로, 전년동기(10만6864건) 대비 5.7% 증가했다. 주취자 관련 112신고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인 2022년 37만3344건, 2023년 39만6282건으로 매년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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