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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형제복지원 실체 37년만에 드러나…진실화해위, 정부에 공식사과 권고

제2의 형제복지원 실체 37년만에 드러나…진실화해위, 정부에 공식사과 권고

기사승인 2024. 09. 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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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부랑인 수용시설 4곳 인권침해 실상 규명한 첫 사례
진실화해위, 정부에 공식 사과·특별법 제정 등 권고
진실화해
9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열린 '성인부랑인수용시설 사건 진실규명 결정 기자간담회'에서 이상훈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랑인 수용시설이라는 이름 아래 감금·폭행·강제노역 등이 이뤄졌던 '제2의 형제복지원'들의 실상이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조사를 통해 37년 만에 드러났다.

진실화해위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립갱생원, 대구시립희망원, 충남 천성원, 경기 성혜원 등 성인 부랑인 수용시설 4곳에서 중대한 인권침해가 일어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국 부랑인 수용시설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실상을 종합적으로 규명한 첫 사례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이들 4개 시설은 정부 시책에 의한 성인 부랑인 수용시설로 1975년 내무부훈령 제410호, 1981년 구걸행위자보호대책, 1987년 보건사회부훈령 제523호 등 부산 형제복지원과 동일한 정책을 근거로 운영됐다.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정부는 사회정화라는 명목을 내세워 수시로 경찰·공무원 합동 단속반에 의한 불법적 단속과 강제수용을 지속했다. 또 민간 법인에 해당 시설들의 운영을 위탁하면서 인권침해 발생을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용자들은 휴일 없이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16시간 무급노동을 하거나 도시 재건 사업을 위한 새서울건설단에 동원되는 등 강제노역을 했다. 또 시설 규칙을 위반했다며 독방에 감금되거나 다른 시설로 강제 전원되는 경우도 잦았으며 시설 간부로부터 구타를 당해 사망에 이르는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

시설에서 출산할 경우 친권 포기를 강요해 당일이나 이튿날 신생아를 입양알선기관으로 보내고 시설에서 사망한 수용자 시체를 해부실습용 시신으로 교부한 사례도 확인됐다.

진실화해위는 정부에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와 실질적 피해회복 조치, 시설 수용 인권침해 재발방지책 마련, 형제복지원을 비롯한 다른 집단수용시설 피해를 포괄하는 특별법을 제정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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