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동채 컴백’ 에코프로, 원룟값 낮춰 ‘배터리 침체’ 돌파한다

‘이동채 컴백’ 에코프로, 원룟값 낮춰 ‘배터리 침체’ 돌파한다

기사승인 2024. 09. 09. 17:5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상임고문으로 복귀… 회생방안 강조
中 GEM과 인니서 양극재 사업 추진
밸류체인 전반 구축…가격경쟁력 확보
니켈 광물 제련기술 등 시장재편 구상
"지금처럼 하다가는 미래가 없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경영 복귀 이후 침체된 배터리 시장에 대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을 전했다. 기본적으로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원인이지만 기저에는 우리 배터리 업계의 기반인 삼원계 배터리의 경쟁력 자체가 약화됐다는 의미다.

상임고문으로 경영에 복귀한 이 전 회장은 소재부터 가격을 낮추는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실현할 첫 단추로 인도네시아에 양극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양극재의 중간소재인 전구체뿐만 아니라 니켈 등 광물 제련 기술까지 확보해 시장을 재편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원료 가격을 낮추며 가격 경쟁력까지 챙기겠다는 포부다.

9일 에코프로는 중국 전구체 제조사인 GEM과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에 걸친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한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GEM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해 제련업에 진출하고, 전구체를 공급받아 양극재를 생산하면서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0일에도 에코프로는 GEM과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QMB를 통해 니켈 원료 확보 및 전구체 공급 등을 함께 하기로 했던 바 있다. 당시 GEM은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진행할 때 에코프로를 우선 합작사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구체적 협력안을 마련하기 위해 에코프로는 GEM과 실무작업을 추진할 TF를 구성하고 빠른 시일 내에 계획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협력을 빠르게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동채 전 회장의 업황 진단이 있었다.

이 전 회장은 최근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배터리 시장이 왜 이렇게 됐을까, 문제가 뭘까 하고 생각했는데 앞길이 보이지 않았다"며 제조업 본질 경쟁력을 무시한 것이 캐즘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전 회장은 또 우리나라 배터리산업의 중심인 니켈코발트망간(NCM)을 중심으로 한 삼원계 배터리가 리튬인산철(LFP)배터리에 밀리게 된 것이 현재 사업이 어려워진 이유라고 판단했다. 일단 가격적 측면에서도 NCM배터리에 비해 LFP배터리가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경쟁이 안 된다고 본 것이다.

실제 최근 5년간 배터리 양극재 소재는 NCM보다 LFP를 많이 채택하고 있다. 지난 2022년만 해도 NCM비중이 44.3%, LFP는 40.9%였으나 지난해에는 LFP가 46.4%, NCM이 40.2%로 역전됐다.

이에 따라 이 전회장은 제련업을 영위하면서 원가를 대폭 낮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광산, 제련, 전구체, 양극소재 등 4개 산업으로 구성된 양극재 밸류체인에서 산업군간 벽을 헐어 하나의 산업으로 만들자는 것이 이 전 회장의 구상이다.

에코프로는 이미 포항에서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구축해 가동 중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광물과 제련 공정이 없다 보니 한계가 있다는 게 이 전 회장의 고민이었다. 광물을 확보해서 제련을 하기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GEM과의 협력이 타개책으로 떠올랐다. GEM은 인도네시아에 연산 15만톤 규모 니켈 생산이 가능한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QMB, 그린에코, 메이밍, ESG등 4개의 제련 법인을 운영 중이고 에코프로는 이곳에 이미 3억 달러가량을 투자한 상황이다.

특히 니켈은 삼원계 배터리 원가 40%를 차지해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에코프로는 GEM과의 협력으로 니켈을 저렴하게 확보, 가격 자체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에코프로는 전구체와 양극소재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에코프로머머티리얼즈가 니켈 원소재를 수입해서 진행하는 황산화 공정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또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 양극재 부문 글로벌 1위 업체로, 원료를 저렴하게 조달한다면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전 회장은 직원들에게 "산업의 융합만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며 "올해 기초작업을 하고 내년에는 바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하자고 허개화 회장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GEM과의 얼라이언스는 여러분이 상상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허개화 GEM 회장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강점들을 꼭 통합해야 한다. 미래는 우리의 것이다. 미래는 이동채 전 회장 에코프로 직원 GEM 모두 승리자가 될 것이다. 이번 전략적 협력을 위해 모든 정력을 다 쏟아붓겠다"고 화답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