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플래쉬 - 유전자 검사 | 0 | 호주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를 근거로 보험 가입을 거부하거나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 금지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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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생명보험 회사가 유전자 검사 결과를 근거로 가입자를 차별하는 것이 금지된다.
1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가디언 등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유전성 질환이나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게 나온 이가 보험 가입을 거부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험 가입 심사에 유전자 검사 결과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호주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보험 심사에 적용하는 것을 차별금지법의 예외로 인정하고 업계 자율에 맡겨 왔다.
하지만 보험사 대부분이 유전자 검사 결과를 제출하지 않는 이의 가입을 거부하거나 보험료를 더 높게 책정했다.
또 유전자 검사 결과가 반영되지 않는 보험 상품의 보상 최고액을 약 5억원으로 설정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이번 제도 변경으로 보험 가입자는 유전자 검사에서 질병 관련 소인이 확인돼도 의학적으로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진단된 질병을 제외하고는 본인의 의료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사라진다.
이같은 차별을 금지하는 국가는 늘고 있다. 유럽에서는 1997년부터 유전자 정보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는 오비에도 협약을 통해 보험사의 유전자 정보 이용을 금지해 왔으며 미국, 캐나다 역시 유전자에 따라 차별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의료인과 보험사 모두에게 환영받고 있다. 스티븐 롭슨 호주의사협회장은 이번 결정을 두고 "호주인의 건강을 위한 엄청난 진전"이라며 환영했다.
그는 "보험 가입을 거부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호주인들의 유전자 검사에 큰 방해가 돼 왔다"면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의료 검사를 받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틴 큐핏 호주 생명보험사 협의회(CALI) 최고경영자(CEO)는 이 법안이 보험업계뿐만 아니라 보험 상품을 찾는 이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의 이번 결정에 "유전자 검사 기술이 생명과학의 발전과 보조를 맞추도록 하는 데 필수적일 것"이라며 "앞으로 유전자 검사는 더 보편화되고 더 저렴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유전자 검사 관련 산업 역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정부는 18-40세의 건강한 성인 중 암 환자인 가족이 있는 이를 대상으로 무료 유전자 검사를 받게 해주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추후 규모를 확대해 전 국민 대상 무료 유전자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