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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최초 여성대통령 차모로 95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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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6. 15. 11:25

비올레타 차모로 전 니카라과 대통령…남편 피살로 정계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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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95세로 별세한 비올레타 차모로 전 니카라과 대통령/AFP 연합뉴스
중남미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었던 비올레타 차모로 전 니카라과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차모로 전 대통령은 요양 중이던 코스타리카 산호세 자택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차모로 여사가 자녀들과 요양 보호인들의 사랑과 헌신 속에 평온히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차모로 전 대통령은 남편의 피살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해 1990년부터 1997년까지 니카라과 대통령을 지냈다. 수년간 내전으로 피폐해진 국가 재건에 힘썼으나, 재임 기간 동안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경제난에 시달렸다.

그는 2018년 뇌졸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공적 활동에서 물러났고, 2023년 10월부터는 두 자녀가 망명 중인 코스타리카로 이주해 요양 생활을 이어왔다.

1929년 10월 18일, 니카라과 남부 도시 리바스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차모로는 미국의 사립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으나, 아버지의 폐암으로 사망하자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했다.

이후 독재자 아나스타시오 소모사를 비판하던 일간지 '라 프렌사(La Prensa)'의 발행인 겸 편집장이었던 페드로 호아킨 차모로와 결혼했다. 남편은 수차례 투옥과 망명을 거듭하다 1978년 암살됐으며, 이 사건은 소모사 정권 붕괴의 도화선이자 차모로가 정치에 입문하는 계기가 됐다.

1989년 대통령 선거에서 통합야권 후보로 나서 54%의 득표율로 당선되며 중남미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썼다.

이상을 위해 싸우다 숨진 남편의 명성에 기대 권력을 잡았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내전을 종식시키고 역사상 첫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뤄낸 업적은 널리 평가받았다.

1997년 1월 임기를 마친 차모르는 재출마하지 않고 정계에서 은퇴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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