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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이 우리 경쟁상대”…4년 진화한 서울청년센터 평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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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5. 06. 19. 14:07

CRR 개념으로 전국 최초 체계 구축…저작권 등록도
9명 전문위원단 '청년정책 성과구현 컨설턴트' 역할
"스벅 대신 청년센터 가면 재활·자기회복 통해 사회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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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디자인팀
서울시가 2022년부터 운영해온 청년센터 성과평가제도가 4년간의 진화를 거쳐 전국 표준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청년센터의 경쟁상대를 '카공족'이 모이는 '스타벅스' 같은 커피전문점으로 규정하며 청년들의 실질적 변화를 추적하는 이 평가제도는 청년정책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청년센터 성과평가는 지난 2022년 자체평가로 시작해 2023년 시범평가, 2024년 본격적인 성과평가에 돌입했다. 2022년 당시에는 센터별 자체평가와 외부평가단 컨설팅, 지표 피드백 작업에 그쳤지만, 해를 거듭하며 성과목표 및 만족도 설문 정교화, 사업 효과성 검증 지표 추가 등 지표 고도와 작업이 이뤄졌다.

특히 2023년에는 성과평가 지표가 '정책전달→수행→확산' 구성으로 한국저작권위원회에 편집저작물로 등록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15곳 전체를 대상으로 성과평가를 실시해 성과평가 등급제(S~D등급)를 마련하고 성과제출 기준안을 확립하며 평가제도가 완전히 안정화됐다.

성과평가제도의 핵심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의 활동이다. 현재 동아대 이동규 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9명의 전문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평가단은 '청년정책 성과구현 컨설턴트' 역할을 자임하며 △독창적인 청년센터 평가체계 모델 개발 및 지표 고도화 △사후 컨설팅 및 우수사례 발굴 △정책 실효성 검증 지표 개발 등을 정교화하고 있다.

이 단장은 성과평가 첫해인 2022년부터 참여해 청년센터 평가체계를 구축해왔다. 핵심은 'CRR(Community Risk Reduction)', 즉 지역사회 리스크 경감이라는 개념이다. 지역상황에 따른 청년들의 환경을 고려한 위험 관리·경감 방안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아동·청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면서 겪는 준비되지 않은 상황들을 모두 '리스크'로 정의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이 핵심 철학이다.

이 단장은 "지역마다 전세사기를 당한 청년, 심리적으로 고립된 청년 등 다양하다"며 "마포나 관악은 대학생 중심이고, 영등포구나 금천구는 근로자들이 많다. 리스크에 노출된 청년들이 지역마다 달라서 그에 맞는 컨설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성과평가는 정책전달(40점), 정책수행(30점), 정책확산(30점)으로 구성된다. 정책전달 영역에 가장 높은 배점을 준 이유에 대해 이 단장은 "갓 성인이 돼 정신적 혼란을 겪는 시기가 청년시기인데, 센터가 1대 1 심리상담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고 정부의 다양한 청년정책 내용을 해당 청년에게 맞게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며 "정책은 수요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게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4년여 간의 평가제도의 가장 큰 성과는 정성평가를 통한 관점 전환이다. 그는 "정성평가에서 참여자 시점과 대상자 시점에서 글을 쓰게 했는데, 이전에는 고립상태였다면 이제는 상담과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평가, 일화 등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청년들의 변화를 강조했다.

◇ "스벅 대신 청년센터로…재활·자기회복 통해 사회기여"
특히 이 단장은 "우리의 경쟁 상대는 사실 '스타벅스' 같은 카페"라는 독특한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청년들이 돈을 내고 그 공간에서 거의 생활을 하는데, 이 청년들을 청년센터로 유입시키고, 재활과 자기회복을 통해 사회기여할 수 있는 탄력성까지 갖춰줘야 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도 질적 변화를 맞고 있을까. 서주석 서울청년센터 성동 센터장은 "해가 거듭될수록 좋은 사례들이 생겨 센터 운영을 보다 질적으로 높이게 된다"며 "매니저들이 스스로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자부심이 커지는 것도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2024년 성과평가에서는 서초센터의 '위드미&위드유' 프로젝트(고립·은둔 청년 500명 지원, 만족도 4.74점), 성동센터의 장애인과 취약청년의 자립을 위한 AI 교육(5명 실무경험, 1명 채용), 관악센터의 '꽃.피.다' 프로젝트(고립·은둔 청년 120명 발굴, 목표 대비 174% 달성) 등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책 환류, 즉 확산과 지속성이다. 시가 지난 2023년 성과평가 지표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편집저작물로 등록한 것은 평가체계의 독창성뿐 아니라, 전국 확산 가능성을 높인 계기가 됐다. 이 단장은 "최근 이 성과지표를 국무조정실에서 관심을 갖고 참고했는데, 정부는 전국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결국 전국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단장은 "청년지원 매니저들이 한국에서 쌓은 실무 경험이 국내외 다양한 현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이는 국내 청년정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과관리를 하는 방식에 눈뜨지 못하면 계속 우리는 스타벅스에 자리를 뺏기는 거죠"라는 이 단장의 말처럼, 서울청년센터 성과평가제도는 단순한 평가를 넘어 청년정책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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