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전문위원단 '청년정책 성과구현 컨설턴트' 역할
"스벅 대신 청년센터 가면 재활·자기회복 통해 사회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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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청년센터 성과평가는 지난 2022년 자체평가로 시작해 2023년 시범평가, 2024년 본격적인 성과평가에 돌입했다. 2022년 당시에는 센터별 자체평가와 외부평가단 컨설팅, 지표 피드백 작업에 그쳤지만, 해를 거듭하며 성과목표 및 만족도 설문 정교화, 사업 효과성 검증 지표 추가 등 지표 고도와 작업이 이뤄졌다.
특히 2023년에는 성과평가 지표가 '정책전달→수행→확산' 구성으로 한국저작권위원회에 편집저작물로 등록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15곳 전체를 대상으로 성과평가를 실시해 성과평가 등급제(S~D등급)를 마련하고 성과제출 기준안을 확립하며 평가제도가 완전히 안정화됐다.
성과평가제도의 핵심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의 활동이다. 현재 동아대 이동규 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9명의 전문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평가단은 '청년정책 성과구현 컨설턴트' 역할을 자임하며 △독창적인 청년센터 평가체계 모델 개발 및 지표 고도화 △사후 컨설팅 및 우수사례 발굴 △정책 실효성 검증 지표 개발 등을 정교화하고 있다.
이 단장은 성과평가 첫해인 2022년부터 참여해 청년센터 평가체계를 구축해왔다. 핵심은 'CRR(Community Risk Reduction)', 즉 지역사회 리스크 경감이라는 개념이다. 지역상황에 따른 청년들의 환경을 고려한 위험 관리·경감 방안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아동·청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면서 겪는 준비되지 않은 상황들을 모두 '리스크'로 정의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이 핵심 철학이다.
이 단장은 "지역마다 전세사기를 당한 청년, 심리적으로 고립된 청년 등 다양하다"며 "마포나 관악은 대학생 중심이고, 영등포구나 금천구는 근로자들이 많다. 리스크에 노출된 청년들이 지역마다 달라서 그에 맞는 컨설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성과평가는 정책전달(40점), 정책수행(30점), 정책확산(30점)으로 구성된다. 정책전달 영역에 가장 높은 배점을 준 이유에 대해 이 단장은 "갓 성인이 돼 정신적 혼란을 겪는 시기가 청년시기인데, 센터가 1대 1 심리상담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고 정부의 다양한 청년정책 내용을 해당 청년에게 맞게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며 "정책은 수요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게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4년여 간의 평가제도의 가장 큰 성과는 정성평가를 통한 관점 전환이다. 그는 "정성평가에서 참여자 시점과 대상자 시점에서 글을 쓰게 했는데, 이전에는 고립상태였다면 이제는 상담과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평가, 일화 등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청년들의 변화를 강조했다.
◇ "스벅 대신 청년센터로…재활·자기회복 통해 사회기여"
특히 이 단장은 "우리의 경쟁 상대는 사실 '스타벅스' 같은 카페"라는 독특한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청년들이 돈을 내고 그 공간에서 거의 생활을 하는데, 이 청년들을 청년센터로 유입시키고, 재활과 자기회복을 통해 사회기여할 수 있는 탄력성까지 갖춰줘야 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도 질적 변화를 맞고 있을까. 서주석 서울청년센터 성동 센터장은 "해가 거듭될수록 좋은 사례들이 생겨 센터 운영을 보다 질적으로 높이게 된다"며 "매니저들이 스스로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자부심이 커지는 것도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2024년 성과평가에서는 서초센터의 '위드미&위드유' 프로젝트(고립·은둔 청년 500명 지원, 만족도 4.74점), 성동센터의 장애인과 취약청년의 자립을 위한 AI 교육(5명 실무경험, 1명 채용), 관악센터의 '꽃.피.다' 프로젝트(고립·은둔 청년 120명 발굴, 목표 대비 174% 달성) 등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책 환류, 즉 확산과 지속성이다. 시가 지난 2023년 성과평가 지표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편집저작물로 등록한 것은 평가체계의 독창성뿐 아니라, 전국 확산 가능성을 높인 계기가 됐다. 이 단장은 "최근 이 성과지표를 국무조정실에서 관심을 갖고 참고했는데, 정부는 전국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결국 전국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단장은 "청년지원 매니저들이 한국에서 쌓은 실무 경험이 국내외 다양한 현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이는 국내 청년정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과관리를 하는 방식에 눈뜨지 못하면 계속 우리는 스타벅스에 자리를 뺏기는 거죠"라는 이 단장의 말처럼, 서울청년센터 성과평가제도는 단순한 평가를 넘어 청년정책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