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 서로 자신감
경쟁입찰·공동설계 등 가능성도
업계 "어떠한 방향도 예측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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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HD현대중공업은 통상적 관례에 따라 기본설계를 담당한 회사가 수의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한화오션은 기술 유출 등을 고려해 경쟁입찰해야한다는 주장을 지속해 왔다.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자 사업자 선정은 지연됐고, 이전 정부에서 마무리되지 못한 채 새 정부를 맞이했다.
안 후보자는 국방위원회에서 줄곧 경쟁입찰이 필요하다고 밝혀왔으나, 지연된 일정 등을 고려하면 수의계약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아울러 빠른 납기를 위해 양사의 공동설계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DDX 사업 수주를 둘러싼 경쟁은 새 장관의 정책 기조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오는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국산화해 배치해야 하는 사업인데, 아직까지 입찰 방식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인선 이후 빠르게 절차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안규백 국방부장관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활동하면서는 KDDX 경쟁 입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도 다시 한번 공정경쟁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방산업계에서는 "정권 교체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경쟁입찰 가능성이 열리게 된 것"이라며 "기술 유출 논란 등 그간 제기돼 온 절차적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반영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경쟁 입찰로 전환될 경우, 기존 수의계약 추진 과정에서의 보안 감점이나 기업 신용도 등이 다시 주요한 변수로 떠오르게 된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입찰은 기술·가격 평가 외에도 기업의 종합 역량이 반영되는 만큼, 특정 감점 요소만으로 유불리를 단정짓기 어렵다"며 "오히려 기존보다 준비된 쪽이 수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입찰 방식과 일정은 장관 취임 이후 방사청 내 의사결정 구조를 따라야 하므로, 현재로선 어떤 방향도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입찰 일정이 장기화될 경우, 해군 측의 전력화 일정 차질도 부담 요인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공동설계나 합작 방식에 대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방산 선진국처럼 공동 설계·건조 사례가 국내에서도 논의될 수 있다"며 "방위력 강화라는 국가 목적을 우선으로 판단한다면 새로운 방식도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사는 각자 핵심 기술 개발 및 건조 역량 등에 대해서는 확실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시회(MADEX)에서도 양사 모두 KDDX 구축함 모형을 전시하면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취임 이후 방사청 일정에 따르겠지만 방향을 예단하긴 어려운 단계"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한화오션 관계자 또한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진행되는 상황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