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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도심 ‘반이민’ 집회 10만여 명 운집…경찰·맞불 시위대와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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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9. 14. 09:31

"난민 본국 송환" 외쳐…머스크 화상 연설 英 정부 비판
보트 타고 영국해협 넘어온 불법 이민자 2만8000명 달해
BRITAIN-PROTESTS/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이 주도한 반이민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이 행진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런던 도심에서 13일(현지시간) 극우 세력의 대규모 반(反)이민 집회가 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영국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이 이날 주도한 집회에 10만여 명의 지지자들이 몰렸다. 집회 참가자 일부는 이에 맞선 시위대 및 경찰과 충돌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런던 경찰청은 이날 '왕국 통합'이란 슬로건을 내고 연 집회에서 참가자 중 일부가 경찰을 향해 주먹과 발길질을 하고 병을 던지는 등 폭력 행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1000여 명의 경찰이 투입됐고, 상황이 악화하자 헬멧과 방패로 무장한 진압 병력까지 동원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6명이 다쳤다. 경찰은 폭력, 기물파손 등 혐의로 최소 25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참가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11만~15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무대에 오른 극우 정치인과 인플루언서들의 발언은 대부분 반이민 메시지에 집중됐다.

로빈슨은 이날 집회 연설에서 "이민자들이 법정에서 영국 국민보다 더 많은 권리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극우 정치인 에릭 제무르는 "우리는 지금 남쪽에서 오는 무슬림 문화권 사람들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영상으로 참여해 영국 노동당 정부를 비판하며 "통제 불능의 대규모 이민이 영국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잉글랜드의 성조지 십자와 영국 국기 유니언잭을 흔들며 "나라를 되찾자"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난민) 보트 중단', '본국 송환' 등 불법 이민자를 거부하는 구호가 적힌 팻말이나 깃발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일부 로빈슨 지지자들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비판했고, 지난 10일 낮 미국 유타주 유타밸리대 토론회에서 총격에 숨진 미국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를 애도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극우 세력의 집회에 맞서 러셀 광장 근처에서는 5000명이 참가한 인종차별 반대 단체의 파시즘 반대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극우에 맞서는 여성들', '토미 로빈슨 반대', '난민 환영' 등 구호를 적은 팻말을 들고 "일어나 맞서 싸우자"고 외쳤다.

AP통신은 이번 집회가 최근 도버 해협을 건너 무단 입국하는 난민 문제가 영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가운데 열렸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는 2만8000명에 달한다.

지난여름 런던 외곽에서 발생한 10대 소녀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가 난민으로 확인되자 난민 수용 호텔 앞에서 반이민 시위가 잇따라 열렸고, 일부는 폭력 사태로 비화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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