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해킹에 꺾여버린 통신3사 기업가치… ROE 달성 ‘빨간불’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917010009049

글자크기

닫기

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9. 16. 18:06

KT, 소액결제 피해 등 시총 1조 증발
수혜 받던 LG유플, 해킹 의혹에 등락
SKT, 과징금 1348억 타격·시장 불신
ROE 10% 실현 외 밸류업 계획 차질
올해 두드러졌던 통신3사 기업가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무단 소액결제 등 논란이 불거진 KT는 6만원을 목전에 뒀던 주가가 5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지면서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 내려앉았고, 한동안 반사 수혜를 입었던 LG유플러스도 해킹 의혹에 등락을 거듭 중이다. 유심 해킹 사태가 일단락됐던 SK텔레콤마저 이 같은 여파에 휘말리면서 통신3사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각 사가 대대적으로 내건 ROE(자기자본이익률) 목표 달성 여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T 주가는 5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5만1700원)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달 초 5만3000원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유지 중이다. 불과 두 달 전 5만8000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욱 크다. 지난달 일부 지역 가입자들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시작으로, 5000명 이상의 IMSI(국제이동가입자식별정보) 유출 정황까지 확인된 탓이다. 7월 14조7000억원을 웃돌았던 시가총액도 지난 12일에는 12조원대로 내려갔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이후 반사 수혜가 컸던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까지 1만원대를 오갔던 LG유플러스 주가는 4월을 기점으로 본격 반등에 돌입하며 1만50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KT와 함께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휩싸이면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 중이다. 상반기 큰 낙폭을 겪은 SK텔레콤의 경우 7월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차츰 회복해 지난달 5만5000원대를 기록했지만, 통신업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커진 영향으로 소폭 내려간 상태다.

통신3사 모두 기업가치에 타격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레 밸류업 계획으로 향한다. 각 사는 지난해 말 SK텔레콤을 시작으로 AI 등 신사업과 ROE(자기자본이익률)목표치 등을 담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주목할 부분은 ROE 목표치다. ROE는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주주가 갖고 있는 지분에 대한 이익의 창출 정도를 나타낸다. 달성 시점은 각기 다르지만 통신3사 모두 10% 달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사업자별로 보면 SK텔레콤은 2026년 ROE 10% 이상을 공언했고, KT는 2028년 9~10%를 목표로 내걸었다. LG유플러스는 8~10%를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

당초 가파른 매출 성장을 보이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B2B 사업을 비롯해 수익화에 고삐를 당기고 있는 AI 사업 등으로 ROE를 높여갈 계획이었지만, 해킹 논란이 변수가 됐다. 당장 우려가 되는 요인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달 개인정보위로부터 1348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는 개인정보위가 부과한 역대 최대 액수다. 현재 개인정보위는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과징금 확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지난 15일 통신3사 해킹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과징금 상한을 선진국 수준으로 늘리고, 감면 기준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안 관련 투자를 크게 늘린 점도 단기적으로 ROE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올해 통신3사가 공언한 투자 규모를 합산하면 5년간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주는 높은 안정성이 메리트라는 점에서 당분간 하방 압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ROE의 경우 아직까지 부정적으로만 볼 순 없지만, 해킹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과징금과 위약금 등 비용 부담이 커지는 만큼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각 사 ROE는 SK텔레콤 8.58%, KT 5.43%, LG유플러스 5.33%다.
연찬모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