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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드호텔 정리 재개 나선 DL…매각 자금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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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11. 26. 15:41

지난주 블루코브자산운용과 MOU
앞선 6월 그래비티자산운용과 매각 우협 종료 이후 5개월만
매각 자금 최대 7000억원 추정
건설·화학 계열사 지원 및 그룹 재무 건전성 확보 활용 예상
DL그룹이 수개월 동안 정체돼 있던 글래드호텔 매각 작업에 다시금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 기한이 만료된 이후 최근 새 매각 협상 상대를 찾으면서다. 호텔 자산을 처분해 확보한 자금은 향후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석유화학 등 주력 계열사에 투입하거나 그룹 전반의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은 지난 21일 블루코브자산운용과 글래드호텔 포트폴리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연초부터 그래비티자산운용-싱가포르투자청(GIC)에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어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종료한 바 있다. 가격 및 고용승계, 순차·부분 매각 여부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새 MOU를 통해 글래드호텔 포트폴리오 매각 추진의 동력을 재확보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매각 대상은 △글래드 여의도(319실)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282실) △메종 글래드 제주(513실) 등 총 1114실 규모의 호텔 포트폴리오다. 시장에서는 이들 자산 평가액을 6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의도·강남·제주 등 비즈니스 및 관광객 수요가 안정적인 지역에 위치한 데다, K-컬처 확산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입 증가로 호텔 업황이 호조를 보이는 지금이 적기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이번 매각에 성공하면 앞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을지로, 항공우주호텔, 글래드라이브강남의 영업권과 건물을 차례로 매각한 데 이어 호텔 사업을 완전히 접게 된다.

매각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재무 건전성 확보 필요성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그룹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건설과 석유화학 계열사들이 업황 부진에 직면한 실정이어서다.

앞서 그룹은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본사 사무실을 서울 서대문구에서 강서구 마곡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고정비 축소와 더불어 비핵심 자산인 호텔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한 차례 부도 위기를 겪었던 여천NCC(나프타분해시설)의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자금도 필요한 상황이다.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각각 절반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곳으로, 업황 부진에 따른 유동성 위기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DL케미칼은 지난 3월 1000억원을 증자한 이후 8월에도 2000억원을 대여한 바 있다. 다만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이번 대여금은 회수하지 못하게 됐다.

그룹 차원에서 밀고 있는 △데이터센터 △소형모듈원전(SMR)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신소재 등 새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매각 자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각에선 실제 거래 성사까지 시간이 꽤 소요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호텔 자산 규모가 작지 않은 데다, 운영 실적·고용 승계·목표 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만큼 실사 과정에서 가격 조율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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