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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율주행에 긴장한 현대차… R&D·AVP 투톱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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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12. 14. 17:57

테슬라 FSD 도입 등 경쟁구도 변화
아트리아 AI 실증영상 공개로 대응
"외부의 소문·억측에 흔들리지 말라"
장재훈 부회장, 내부 동요 수습나서
테슬라가 감독형 자율주행(FSD)을 국내에 도입하며 자율주행 경쟁 구도가 급변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력에 대한 의문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R&D) 수장을 교체하며 자율주행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FSD 국내 도입 이후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소비자 체감 기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기존 개발 체계와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SDV·자율주행 개발을 맡아온 AVP(첨단차플랫폼)본부와 전통적인 차량 개발을 담당해온 R&D본부 전반의 관리 체계를 재정렬하며 대응에 나설 것으로 분석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연구개발 조직을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부문으로 분리하고, AVP본부와 R&D본부를 양축으로 한 투트랙 체제를 도입했다. 미래차 기술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였다. 다만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과 양산 중심 조직 간 개발 방식과 속도 차이가 커졌고, 개발 일정 조율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부담도 누적돼 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이달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도 용퇴 수순에 들어가며 조직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 부사장이 R&D본부장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AVP본부장 후임 인선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잇따른 리더십 변화로 내부 동요가 확산되자 그룹 차원의 수습도 이어졌다. 지난 12일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AVP본부와 포티투닷 구성원들에게 "외부의 근거 없는 소문이나 억측에 흔들리지 말라"며 XP2·XV1 등 SDV 핵심 프로젝트는 기존 계획대로 추진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조직 재정비의 배경에 자율주행 시장의 평가 기준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 자율주행 기술의 수준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상용화 시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티투닷이 최근 비전 기반 엔드투엔드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Atria) AI'의 일반도로 주행 영상을 공개한 것도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카드로 해석된다. 테슬라의 FSD처럼 카메라를 중심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의 성숙도가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자율주행 경쟁이 상용화 속도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술 공개가 실제 양산 차량 적용과 연결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관건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R&D 수장 교체를 통해 기존 노선을 전면 수정하기보다는, 자율주행 개발을 둘러싼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독립적으로 운영돼 온 AVP본부와 포티투닷, R&D 조직 전반을 그룹 차원에서 보다 촘촘히 관리하려는 흐름이라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SDV와 자율주행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상용화 시점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만큼, 이번 조직 재정비가 실제 자율주행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당분간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경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조직 재편과 기술 대응이 얼마나 빠르게 성과로 연결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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