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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신약 플랫폼 ‘TPD’ 기술 선점 경쟁…조직 신설로 R&D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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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01. 05. 18:27

유한·SK바이오팜·한미 등 투자 확대
인체 질병 유발하는 단백질 직접 제거
상용화 불확실성 속 개발 속도 관건
SK바이오팜_ 연구소사진
./SK바이오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차세대 신약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TPD(표적단백질분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최근 조직을 신설하고 파이프라인을 늘리며 연구개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TPD는 인체 내 단백질 분해 경로를 활용해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 단백질을 직접 제거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뛰어넘을 차세대 신약 개발 기술로 꼽힌다. 복잡한 개발 구조로 아직 상용화에 성공한 TPD 신약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플랫폼의 장기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최근 중앙연구소 내 신규 조직 '뉴 모달리티(New Modality)'를 신설했다. 국내외 기업에서 희귀유전질환과 생물학플랫폼 연구를 담당했던 조학렬 전무를 부문장으로 선임해, TPD 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플랫폼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국산 항암제 '렉라자'의 성공 이후 장기 성장을 이끌어갈 추가 파이프라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TPD 플랫폼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아 '제2의 렉라자'를 발굴한다는 목표다. 회사는 이번 조직 신설로 TPD 분야에서 실제 파이프라인 개발 경험을 갖춘 인물을 전면에 세워, TPD 신약의 개발과 상업화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다.

SK바이오팜도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뒤를 이을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RPT(방사성의약품)와 TPD를 밀고 있다. 회사는 2023년 TPD 개발 전문 기업인 미국 프로테오반트사이언스를 인수해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로 재편했다. 이후 2024년 TPD 프로젝트 팀을 꾸리고 유방암 등 고형암 대상 3개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도 최근 TPD 신약 후보물질을 대외에 공개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TPD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항암 신약 'EP300 분해제'를 개발 중으로, 지난해 10월 국제 학회에서 비임상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 올해 1분기 독성 시험에 착수하고 내년 초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가 TPD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선 장기적인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TPD는 ADC(항체-약물 접합체)처럼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막는 것이 아닌, 세포 내에서 해당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도록 유도하는 신약 개발 기술이다. 내성이 거의 없으며, 효능이 장기간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 화학항암제가 노릴 수 없던 표적까지 공략할 수 있어, ADC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이러한 장점을 토대로 글로벌 TPD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TPD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27%의 성장률을 기록해 33억 달러(약 4조3000억원) 이상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복잡한 개발 구조에 따른 기술적 난이도는 과제다. TPD의 핵심인 'E3 라이게이즈 바인더'를 표적 단백질과 완벽히 연결해야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는데, 이를 연결하는 바인더 설계 기술이 가장 까다로운 부분으로 꼽힌다. 따라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정교한 TPD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지가 기업 간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TPD는 기존 저분자 화합물로 조절할 수 없었던 질병 유발 단백질을 80% 이상 조절할 수 있어 차세대 신약 플랫폼으로 주목 받고 있으나, 아직 상용화된 신약은 없다"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 기술수출 가능성을 열고 자금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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