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인수 ‘전액 현금’으로 승부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121010010051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1. 21. 10:15

총 827억달러 인수가 유지… 파라마운트 견제
주주 투표 앞당겨 압박… 할리우드 빅딜 분수령
FILES-US-ENTERTAINMENT-STREAMING-NETFLIX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바인 스트리트에 있는 넷플릭스 본사 건물./AFP 연합뉴스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 조건을 전액 현금 방식으로 변경했다. 인수 총액은 기존과 같은 827억 달러(약 122조3800억 원)로 유지됐다. 경쟁자인 파라마운트의 인수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의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자산을 주당 27.75달러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규제 공시에서는 이 안이 워너브러더스 이사회의 만장일치 승인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넷플릭스가 기존에 제시했던 현금과 자사 주식을 섞은 인수안은 철회됐다.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는 워너브러더스가 보유한 핵심 콘텐츠 자산을 노리고 경쟁해 왔다. 워너브러더스는 주요 영화·TV 스튜디오와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갖춘 데다 '왕좌의 게임', '해리 포터', DC 코믹스의 배트맨과 슈퍼맨 등 세계적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할리우드 대표 미디어 기업이다.

워너브러더스는 넷플릭스와의 거래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주주 특별회의를 열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해당 회의가 4월 이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전액 현금으로 수정된 합의는 주주 투표까지의 일정을 앞당기고, 더 큰 재무적 확실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너브러더스의 5대 주주 중 하나인 해리스 오크마크의 알렉스 피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합의는 인수전의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며 "주주 투표 일정이 앞당겨진 만큼 파라마운트는 더 신속하고 분명한 대응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주식이 포함된 기존 인수안을 철회한 배경에는 주가 하락이 있다.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해 12월 5일 합병 발표 이후 약 15% 떨어져 최근 88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기존 인수안에 반영됐던 주식 가격 하한선인 97.91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파라마운트가 자사 제안의 우수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활용돼 왔다.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이번 공시에서 분할 상장 예정인 디스커버리 글로벌의 가치 평가 결과도 공개했다. CNN, TNT 스포츠, 디스커버리+를 포함한 이 회사의 가치는 자문사 평가 기준으로 주당 1.33~6.86달러 범위로 산정됐다. 파라마운트는 이 케이블 자산이 사실상 무가치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는 주주들이 케이블 자산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최종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주당 30달러 전액 현금을 제시한 파라마운트의 인수안에 대해 "가격과 각종 위험, 비용,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며 거부 이유를 재차 강조했다.

재무 구조 측면에서는 넷플릭스와의 합병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넷플릭스와 합병할 경우 통합 회사의 부채는 약 850억 달러로 추산된다. 파라마운트와 합병할 경우 예상되는 870억 달러보다 적다.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약 4020억 달러로, 파라마운트의 126억 달러를 크게 웃돈다.

다만 주주 승인 통과가 곧바로 거래 성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권 전반에서는 미디어 산업의 추가적인 대형 합병이 요금 인상과 소비자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규제 심사 과정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