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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하수는 '버려질 물'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었다. 취재 현장에서 설명을 맡은 이는 시미즈 다케토시(淸水武俊) 고베시 건설국 하수도부 계획과 계장(신기술 담당)이다. 시미즈 계장은 처리 공정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하수 처리는 깨끗이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베는 처리 이후를 함께 설계한다."
히가시나다 처리장의 기본 구조는 한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활하수와 산업하수가 유입돼 1·2차 처리를 거친 뒤, 물과 슬러지로 분리된다. 서울과 부산의 하수처리장 역시 이 단계까지는 유사한 공정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슬러지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가 처리장 가열이나 일부 에너지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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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설명의 초점은 그 다음 공정에 맞춰졌다. 히가시나다 처리장에는 하수 속 '인(燐·Phosphorus)'을 회수하는 공정이 설치돼 있다. 시미즈 계장은 슬러지 처리 이후 단계를 가리키며 말했다. "하수에는 농업에 필요한 자원인 인이 포함돼 있다. 고베는 이를 소각으로 끝내지 않고 회수한다."
회수된 인은 정제 과정을 거쳐 비료 원료로 관리되고 있었다. 고베시는 이를 '고베 재생 인'으로 명명해 활용하고 있다. 이 과정은 실험 단계가 아니라, 운영 중인 시스템이라는 점이 현장에서 반복 설명됐다. 하수는 여기서 최종 폐기물이 아니라 농업으로 이어지는 중간 단계의 자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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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장 내부를 이동하는 동안 정화된 물은 투명해졌고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고베의 설명은 물의 상태보다 그 이후의 행선지에 집중돼 있었다. 물은 방류되고, 가스는 에너지로 쓰이며, 인은 비료로 관리된다.
하수는 이 지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시미즈 계장은 "하수는 도시가 매일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처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을 남길 것인지까지 결정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기술 소개라기보다 운영 기준에 가까웠다.
히가시나다 처리장을 나오자 항만과 도심이 가까운 거리에서 맞닿아 있었다. 고베는 숲을 방치하지 않고 관리했고, 빈집의 자리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 하수에서도 같은 선택을 하고 있었다. 흘려보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되돌려 쓰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었다.
서울과 부산이 하수를 '처리해야 할 도시 기능'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고베는 도시가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자원 흐름의 일부로 다룬다. 히가시나다 하수처리장은 이 차이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