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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뚫고 글로벌 넘보는 한우… ‘구제역 청정화’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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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6. 02. 04. 17:55

세계동물보건기구 '청정지위' 제주뿐
전체 1% 제주도 물량으론 수출 한계
K축산 영토확장, 방역 고도화가 핵심
AI·빅데이터 활용, 상시예찰 강화 등
차세대 가축방역시스템 안착 속도전
싱가포르가 우리나라 한우 수출 2위 국가로 올라서면서 '케이(K)-축산' 영토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가 필요한 만큼 방역체계 고도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싱가포르에 수출된 한우는 약 16.4톤(t)으로 집계됐다. 수출액은 약 70만 달러(약 10억1458만원) 수준이다. 이는 그간 수출 2위 자리를 지키던 말레이시아보다 2배 많은 물량이다.

K-축산물의 싱가포르 수출은 지난해 11월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본격 시작됐다. 앞서 당해 5월 제주도가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총회에서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획득한 뒤 검역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2016년 수출 협상을 시작한 지 약 9년만이다.

우리나라는 수출 합의 한 달 만에 제주산 한우를 싱가포르 현지로 보냈다. 초도물량은 돼지고기를 포함해 4.5t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는 축산물 수입 조건으로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요구하기 때문에 물량은 제주산으로 한정됐다.

싱가포르 한우 수출은 시장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그동안 한우 수출국은 홍콩, 말레이시아, 몽골 등으로 편중돼 있었다.

싱가포르 수출이 시작되기 전 2024년 기준 국가별 한우 수출 물량을 보면 홍콩 39.2t, 말레이시아 5.3t, 몽골 3.9t 등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일부 수출이 진행됐지만 총 물량 대비 1%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후 싱가포르가 수출 대상국에 포함되면서 지형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국가별 한우 수출 실적은 홍콩 44t, 싱가포르 10.8t, 말레이시아 5.4t, 몽골 3.2t, 아랍에미리트(UAE) 2.3t, 라오스 0.2t 등으로 집계됐다. 몽골과 라오스는 검역조건 타결 국가는 아니지만 임시수입허가를 받아 수출 중이다.

농식품부는 한우를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한 전략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다만 수출 물량 확대를 위해서는 제주 외 다른 지역에서도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 획득이 필요하다. 비단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미국 등 상당수가 해당 수출요건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에서 출하되는 한우 물량은 내륙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농식품부에 의하면 제주 내 한우농가 수는 지난해 기준 543호로 전체 7만4007호 대비 0.73%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제주에서 도축되는 한우는 8016마리로 전국 94만8051마리 대비 0.84% 규모로 조사됐다.

이를 위해서는 방역체계 고도화를 위한 선제적 가축전염병 예방이 우선돼야 한다. 지난달 30일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주산 한우 수출 기념행사에 참석한 시점, 국내 인천 강화군 소재 소 농가에서는 '구제역'이 발생했다. 송 장관이 현지 정부 관계자를 만나 제주 외 타 지역 한우도 수출될 수 있게 협조를 당부한 날이다.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 비발생 기간이 유지돼야 한다. 제주 사례처럼 국가 단위가 아닌 '지역화'를 위해서도 WOAH가 제시하는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역화를 위해서는 WOAH에 국내 방역상황, 이동통제조치, 2년 이상 혈청 예찰 데이터 등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이후 WOAH 사무국 검토부터 회원국 회람 등을 거쳐 1년에 한 번 열리는 총회를 통과해야 한다. 최소 3년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K-축산 수출 확대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차세대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KAHIS) 전환을 완료할 방침이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위험도 예측, 이동관리 고도화, 상시 예찰체계 강화 등이 핵심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방역 관련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해 현장 활용 및 연구 등이 가능하도록 하고, 방역당국·농가·관련 종사자 간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을 고도화할 것"이라며 "KAHIS 범용성을 높이고, AI를 접목한 데이터 선별·분석으로 위험도 및 역학조사 정확도 역시 제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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