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지난해 영업익 20% ↓…해외서 돌파구
할랄 설비 갖춘 오뚜기, 중동 시장 공략 탄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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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식약청과 만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을 사우디 측 공식 할랄 인증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두고 실무 차원의 논의를 진행했다. 그간 국내 기업들은 국가별로 상이한 기준에 맞춰 현지 대행기관을 통해 별도의 인증 절차를 거쳐야 했고, 이 과정에서 비용 부담과 행정 지연이 반복돼 왔다. 특히 사우디는 중동 내에서도 인증 요건이 까다로운 국가로 분류된다.
이번 협의가 결실을 맺으면 인증 비용 절감뿐 아니라 제품 출시 일정 단축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에선 이를 사실상 '비관세 장벽 완화'에 준하는 변화로 해석한다.
수혜 후보로는 오뚜기가 거론된다. 오뚜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6745억원, 영업이익 17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3.8% 증가, 20.2% 감소한 수치다. 원가 상승과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이익률이 낮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내수 중심 사업 구조가 경기 둔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셈이다.
농심·삼양식품 등 경쟁사들이 해외 매출 비중을 40~70% 수준까지 확대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과 대비된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11.2%이며 해외 매출 자체는 13.4% 성장하며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오뚜기는 이에 대응해 할랄 시장을 전략 거점으로 설정했다. 베트남 하노이 인근 박닌공장에 할랄 인증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인도네시아 울라마위원회(MUI) 인증을 획득한 '진라면' 등 수출용 제품을 생산 중이다. 동남아를 넘어 중동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할랄 식품 시장은 무슬림 인구 증가와 소비 확대에 힘입어 2028년 약 28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차원의 인증 협력은 이 같은 전략의 실행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사우디 인증을 국내에서 일괄 처리할 수 있게 되면 '라면' '카레' '즉석식품' 등 주력 제품의 현지 유통망 진입 장벽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식약처는 향후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오뚜기는 '진라면'을 앞세워 2030년 글로벌 매출 1조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내수 기업 이미지를 벗고 해외 매출 비중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사우디는 할랄 기준이 까다로운 시장으로, 인증 절차 간소화는 단순한 행정 편의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국내에서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되면 중동 수출을 검토하던 기업들의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