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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대란 막는다” 정유4사, 공장 풀가동… 마진 보다 공급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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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3. 18. 18:08

정제마진 배럴당 30달러 육박하며 '슈퍼 사이클' 진입
대정비 일정 연기…국내 나프타 수급 안정화 효과도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속 물량 공세로 실적·공급 동시 방어
치솟는 기름값…관계기관 휘발유 및 경유 합동점검
치솟는 기름값…관계기관 휘발유 및 경유 합동점검./연합
국내 정유 4사가 공장 가동률을 극대화 하기로 했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와 수출 규제 속에서도 정비를 연기하고 내수 물량을 크게 늘리기로 한 것. 당장 마진도 좋지만 자동차 5부제까지 논의되는 와중에 국내 기름 대란을 최소화 하겠다는 책임감에 따른 결정이라는 게 정유업계 설명이다.

17일 정유 및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복합 정제마진은 최근 배럴당 30달러선에 육박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같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구입 비용을 뺀 값으로, 정유사가 원유 1배럴을 정제해서 남기는 이익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지금은 이보다 6배 이상 높다.

이에 GS칼텍스는 내부회의를 거쳐 이달 중순이었던 여수공장의 대정비 일정을 오는 5월로 약 2개월 연기했다. 공장을 멈추고 설비를 점검하기 보다 수익을 올린 뒤 5월 이후 정비를 진행하는 게 현금흐름 관리에 유리하다는 계산에서다. 대정비는 정유공장의 안전과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 수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대규모 점검·보수 작업으로, 통상 40일 안팎에 걸쳐 진행되고 비용도 수천억원에 달한다.

업계관계자는 "수익성 외에도 공급망 안정 목표가 이번 연기 결정에 무게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공정의 필수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도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나프타 가격은 톤 당 1009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는데 이는 지난해 3월 중순 가격 (톤당 575달러)의 2배에 달한다.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정제하면 휘발유, 경유뿐 아니라 나프타도 함께 생산된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합성섬유, 합성고무 등을 만드는 석유화학 공장의 필수 원료다. 정유사들이 공장 가동을 계속 유지하면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프타가 지속적으로 생산돼 결과적으로 석유화학 업체들의 원료 확보에도 도움이 되는 셈이다.

SK에너지는 또한 당분간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유지하며 석유 최고가격제 준수에 집중하고 있다. 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으로 구성된 범부처 합동점검단이 정유사 재고와 출하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어 SK에너지는 정부 정책에 협조하면서도 공급 안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도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에 따라 내수 시장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있다. 정부는 정유 4사에 대해 보통휘발유, 경유 등의 수출 물량을 전년 동기 수준으로 제한했다.

업계는 GS칼텍스를 시작으로 다른 정유사들 역시 정비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제마진이 높은 시기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손실이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이 정도로 높은 시기는 흔치 않다"며 "당분간은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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