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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총선] 야당 티서 압승…오르반 16년 집권 종식·개헌 권력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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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13. 13:02

티서 138석·피데스 55석…개헌선 돌파
EU 관계 정상화·우크라이나 대출 900억유로 집행 재개 기대
포린트화 1% 상승·국채 강세…동결 180억유로 해제·경제 회복 전망
Hungary Election
12일(현지시간) 실시된 헝가리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 티서(Tisza·존중과 자유당)의 페테르 마자르 대표가 이날 저녁 부다페스트의 의사당 건너편 다뉴브 강변에서 진행된 승리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
12일(현지시간) 실시된 헝가리 총선에서 야당 티서(Tisza·존중과 자유당)가 헌법 개정 가능 의석(133석)을 넘어선 138석을 확보하며 빅토르 오르반 총리(62)의 16년 장기 집권을 종식시켰다.

이번 결과는 오르반 총리의 '비자유 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 모델에 대한 국민적 거부와 유럽 중심주의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향후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정상화 및 동결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가운데, 친러 노선 탈피에 따른 지정학적 격변이 예상된다.

◇ 헝가리 총선, 야당 티서 138석·오르반 총리의 피데스 55석…개헌선 133석 돌파, 오르반 16년 장기 집권 종식

헝가리 국가선거위원회(NVI) 집계 기준 개표율 96.9% 시점에서 티서는 전체 199석 중 138석을, 여당 피데스(Fidesz)는 55석을 각각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의 선거구 집계(개표율 97.6%)에서도 헝가리 지도 대부분이 티서의 파란색으로 뒤덮였으며, 비례대표(93석) 집계(95.2% 기준)에서도 티서 45석·피데스 42석으로 티서가 앞섰다.

투표율은 오후 6시 30분 기준 약 78%를 기록한 데 이어 최종 79~80%에 달해 1989년 민주화 이후 어떤 선거보다 높은 수치였다고 FT·AP통신이 보도했다.

Hungary Election
12일(현지시간) 실시된 헝가리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 티서(Tisza·존중과 자유당)의 페테르 마자르 대표가 이날 저녁 부다페스트의 의사당 건너편 다뉴브 강변에서 진행된 승리 집회에서 국기를 들고 있다./AP·연합
◇ 야당 마자르 대표 "헝가리 해방" 선언…오르반 "패배 인정"

페테르 마자르(45) 티서 대표는 이날 저녁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변에 운집한 수만 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는 해냈다. 티서와 헝가리가 이 선거에서 이겼다. 함께 오르반의 체제를 교체하고 헝가리를 해방했으며, 나라를 되찾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마자르 대표는 "모든 징후가 국회에서 강력한 3분의 2 다수를 가리키고 있다. 이것은 평화롭고 효율적인 권력 이양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고 FT가 보도했다.

이에 앞서 오르반 총리는 피데스 선거 캠프에서 지지자들에게 "선거 결과는 우리에게 고통스럽지만 명확하다. 통치의 책임과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면서도 "절대, 절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오르반 총리는 또 "야당에 축하 인사를 건넸다. 야당에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섬길 것"이라고 밝혔다. 부다페스트 거리에서는 차량 경적과 반(反)정부 노래가 울려 퍼졌고, 티서 지지자들은 헝가리의 1956년 반소련 혁명 당시 구호인 "루스키크 하자!(Ruszkik haza!·러시아인은 집으로 돌아가라!)"를 외쳤다고 AP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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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의 발나 센터에서 진행된 지지자 집회에서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AFP·연합
◇ EU 정상 "유럽 선택" 평가…트럼프·푸틴, EU 내 우군 상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헝가리가 유럽을 선택했다. 한 나라가 유럽의 길을 되찾는다. 연합이 더 강해진다"고 평가했으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마자르 대표에게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FT가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마자르 대표와 통화 후 "민주적 참여의 승리이자 EU 가치에 대한 헝가리 국민의 애착"이라고 말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건설적 접근이 승리할 때 그것은 중요하다"고 썼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NYT는 이번 결과가 오르반 총리를 지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타격이며,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 막판 J.D. 밴스 부통령을 부다페스트에 급파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전화 통화로 피데스 지지 발언을 한 직후 나온 패배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오르반 총리의 퇴진으로 푸틴이 EU 내 핵심 우군을 상실하게 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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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실시된 헝가리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 티서(Tisza·존중과 자유당) 지지자들이 이날 저녁 부다페스트의 의사당 건너편 다뉴브 강변에서 승리 집회를 열고 있다./로이터·연합
◇ 피데스 탈당 2년 만에 집권…반부패·사법 독립 공약 전면화

로이터에 따르면 1981년생인 마자르 대표는 법학을 전공한 뒤 헝가리 외교부에서 EU 입법 업무를 담당하고 국책은행과 학자금대출기관 수장을 역임했으나, 2024년 전처이자 오르반 정부 전 법무장관이 성범죄 사면 파문으로 사임한 직후 피데스를 탈당해 부패를 공개 비판하며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

그는 2024년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티서를 이끌어 30%를 득표해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불과 2년 만에 전국을 순회하는 풀뿌리 선거 운동을 통해 오르반의 첫 번째 진지한 대항마로 부상했다고 AP가 전했다.

NYT는 마자르 대표가 투표 당일 "이번 선거는 동과 서, 선전과 정직한 공론, 부패와 청렴한 공공 생활 사이의 선택"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티서는 유럽 27개국 중 12개국 정부를 이끄는 중도우파 정당 연합인 유럽국민당(EPP)의 소속 정당으로, 마자르 대표는 반이민 기조와 국경 장벽 유지 방침은 수용하면서 사법 독립·EU 관계 정상화·반부패를 전면에 내세웠다.

◇ EU 동결 180억유로·우크라 900억유로 해제 기대…포린트 1% 상승

블룸버그통신은 정권 교체 기대를 반영해 헝가리 포린트(Forint)화 가치가 유로화 대비 약 1% 상승하고, 국채 가격이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즉각 반응했다고 보도했다.

EU가 법치주의 훼손을 이유로 헝가리에 수년간 동결해온 지원금 약 180억유로(헝가리 국내총생산<GDP>의 약 8%)는 마자르 집권 시 해제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울러 오르반 총리가 EU 내 거부권으로 차단해온 우크라이나 대상 대출 900억유로의 집행도 재개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FT는 마자르 대표가 선거 당일 EU 가입 찬성 국민투표 23주년을 언급하며, 오르반 정부의 대(對) EU 적대 기조를 끝낼 것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유라시아그룹의 무타바 라만 이사는 "마자르는 부패 척결과 피데스 핵심 인사 축출을 이행할 수 있을 것이며, 우크라이나 900억유로 자금 집행에도 동의할 것"이라면서 "선거 전에는 피데스 지지자 달래기에 신중했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진 만큼 헝가리는 대부분의 사안에서 유럽 주류로 점진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영국 에버딘의 빅토르 사보 신흥시장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EU 자금이 풀리면 수년간 취약했던 헝가리 투자와 정부 재정에 큰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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