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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글로벌세아, 1년 새 대표 3번 교체…승계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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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6. 04. 28. 06:00

지주사 전문 경영인 체제로 회귀
김웅기 회장 2세 일가와 역할 조정
세 자매 배당 줄며 재원 마련 타격
세아상역 세무조사로 변수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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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세아그룹의 승계 구도에 속도 조절 기류가 감지된다. 지난해 창업주 김웅기 회장의 차녀 김진아 글로벌세아 경영협의회 의장이 지주사 대표이사에 오르며 2세 경영이 본격화되는 듯했지만, 단기간 내 대표 체제가 다시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김 의장이 경영협의회를 통해 그룹 현안에 관여하고 있는 만큼 승계 구도 자체가 흔들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경영권 이양 방식과 시점은 재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는 최근 1년여 사이 대표이사 체제에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2015년 지주사 출범 이후 김기명 부회장을 중심으로 장기간 이어졌던 전문경영인 체제는 2024년 8월 김진아 의장과 심철식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당시 김 의장은 대표이사로서 경영 전략과 기획·인사·재무 등 그룹 경영 전반을 맡고, 심 사장은 재무·투자 부문을 담당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김 의장은 대표 선임 이후 약 4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회사는 심 사장 단독대표 체제를 거쳐 현재는 김기명 부회장이 다시 지주사 대표를 맡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 지주사 출범 초기부터 그룹 경영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세아의 기존 경영 안정성과 대비된다. 이전 대표이사 평균 재임 기간은 약 9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362개사 CEO 489명을 조사한 결과, 2024년 기준 CEO 평균 재임기간이 4.5년으로 집계된 것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물론 대표 체제 변화가 곧바로 승계 구도 변화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김진아 의장은 현재 글로벌세아 내 신설된 경영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다. 대표이사 직함에서는 물러났지만 그룹의 주요 현안을 조율하는 역할은 이어가는 셈이다. 다만 지주사 대표이사라는 공식 집행 권한에서 한발 물러난 만큼, 오너 2세의 전면 등판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진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세아의 지배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창업주 김웅기 회장이 지주사 글로벌세아 지분 약 84.8%를 보유하며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부인 김수남 씨가 12.36%를 보유하고 있고, 장녀 김세연 씨와 차녀 김진아 의장이 각각 0.59%씩 지분을 들고 있다. 핵심은 김 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다음 세대에 이전하느냐다.

세 자매 가운데서는 차녀인 김진아 의장이 가장 앞선 행보를 보여왔다. 김 의장은 2009년 세아상역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고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다. 이후 그룹 총괄부사장을 거쳐 지주사 대표에도 오르며 승계 후보로 주목받았다. 실제로 김 회장이 지주사 글로벌세아와 핵심 계열사 세아상역 이사회에서 물러난 뒤, 김 의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2세 체제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장녀 김세연 씨는 미국에서 개인 사업을 영위하며 그룹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다. 삼녀 김세라 세아상역 부사장은 사내이사직에 오로는 등 경영참여를 확대해 왔지만, 아직 지배구조의 핵심 축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글로벌세아의 승계 구도는 차녀 김진아 의장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다만 최근 대표 체제 변화는 이 같은 구도가 곧바로 경영권 이양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일정 기간 전문경영인 체제와 병행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글로벌세아는 의류 제조를 기반으로 제지·포장·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쌍용건설 인수 이후 그룹 외형은 커졌지만 계열사 실적과 재무 안정성 관리 부담도 함께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너 2세가 곧바로 지주사 대표로 전면에 나서기보다 김기명 부회장 등 기존 전문경영인의 경험을 활용해 조직 안정과 재무 관리를 병행하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승계의 또 다른 변수는 재원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세아상역은 연간 매출 2조원 안팎의 주력 수익원이자 배당을 통한 현금 창출 창구 역할을 해왔다. 2018년 세아상역이 세 자매 개인회사인 세아아인스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편입하면서 세 자매가 세아상역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후 오너 일가는 세아상역 배당을 통해 승계 재원을 축적해 온 것으로 해석돼 왔다.

실제 세아상역 배당 규모는 한때 크게 늘었다. 2018년 24억원 수준이던 배당금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총 2575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그러나 최근 배당 규모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3년 약 300억원, 2024년 약 6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배당을 통한 승계 재원 축적 속도도 둔화된 모습이다.

상속·증여세 부담도 작지 않다. 현행 제도상 고액 상속에는 최고세율 50%가 적용되고, 최대주주 주식에는 할증평가가 붙을 수 있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지배지분 이전에 수천억원대 세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배당을 통한 자금 축적이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도 변수로 거론된다. 세아상역은 그룹의 핵심 현금 창출원인 동시에 오너 일가의 승계 재원과 연결되는 지분 구조의 중심에 있다. 세무조사의 구체적인 범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내부거래·배당·자금 흐름 등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경우, 승계 작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 인수 이후 자산 규모가 커지며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외형 확대와 함께 내부거래·계열사 지원·지배구조에 대한 외부 감시도 강화되는 국면이다. 결국 승계는 단순히 오너 2세의 대표 선임 문제가 아니라 지주사 지분 이전·세금 재원 마련·계열사 재무 안정화·외부 규제 대응이 맞물린 복합 과제로 봐야 한다.

이에 글로벌세아 관계자는 "김진아 의장은 현재 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여전히 주요 전략 방향을 논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또 현재 국세청 조사와 관련해서도 성실히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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