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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과자도, 기소 중에도 출마… 의원 문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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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4. 29. 00:01

/연합
6·3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지방의원 예비후보 등록자 6867명 중 36%(2477명)가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역의원 예비후보의 범죄 경력을 조사한 결과 음주 운전, 뺑소니 등 교통 관련 범죄가 50.4%로 가장 많았고, 폭행·상해 등 폭력 범죄가 14%로 뒤를 이었다. 음주 운전을 4차례 일삼은 택시기사도 후보로 등록했고 국가보안법 위반과 집시법 위반 등으로 7차례 처벌받은 예비후보자도 있다. 심지어 사기, 상해, 폭행, 무면허운전, 공무집행 방해 등으로 15차례 범죄를 저지른 이도 기초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도 광역의원에 도전한다.

수사를 받고 있거나 재판 중인 현직 지방의원의 6·3선거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서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41명의 기초의원 중 35명이 재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해외연수 명목의 출장에서 항공료 부풀리기 등으로 출장비를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2022년 22대 지방선거 당선자의 전과자 비율도 33%로 예비후보 등록자들의 전과자 비율과 비슷하다.

지방의원 후보자 10명 중 4명이 각종 전과가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다. 지자체의 예산을 짜고 조례 제·개정 권한을 갖는 지방의원의 권한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그런데 의원의 자질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듯하다. 다수의 전과자로 구성되는 지방의회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는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이 공정한 조례를 만들고 지자체장의 월권을 사심 없이 견제할 거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지방의원들의 자질이 이처럼 낮고 경력이 혼탁한데 '풀뿌리 민주주의'가 꽃 피기를 바랄 수 있을까.

시민 대표로서 '부적격자'를 걸러내야 할 1차적 책임은 정당에 있다. 유권자들이 알아서 후보의 적격, 부적격을 판단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다. 우선, 각 정당의 공천 심사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 부패 등 중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공천에서 원천 배제해야 한다. 이와 관련, 경실련은 어떤 후보가 어떤 이유로 '적격' 또는 '부적격' 판단을 받았는지 유권자가 검증할 수 있도록 정당의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건 필수다. 후보자들의 이력 관리를 강화해 성추행·횡령·뇌물 수수 등 중대 범죄 전력을 언제라도 볼 수 있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각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성범죄, 뇌물 수수 등 의원직 유지와 직결되는 중대 전과 내용을 상시 공개해야 한다. 지방의원이 범죄를 저질러 의원직을 상실하는 경우 공천 정당에도 불이익을 주는 견제 장치도 마련할 만하다. 당선자가 범죄로 의원직을 상실하면 정당 보조금을 삭감하는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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