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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 돌봄 가치로 따진 육아비용 116조…부모·조부모가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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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6. 06. 2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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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처, 국민시간이전계정 첫 공표
유년층 적자 92%는 가구 내 이전으로 충당
손자녀 돌봄으로 노년층도 경제적 기여
화면 캡처 2026-06-23 163155
가사노동 평가액 세대 간 배분 흐름도 / 제공=국가데이터처
아이를 돌보고 먹이고 재우는 무급 노동의 값어치를 따졌더니 1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막대한 금액은 부모 세대가 대부분 떠안았고, 조부모 세대 역시 손자녀 돌봄을 통해 적지 않은 부담을 분담하고 있었다.

국가데이터처가 23일 발표한 '2024년 국민시간이전계정' 결과에 따르면, 0~14세 유년층의 생애주기 적자는 11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생애주기 적자란 해당 연령층의 소비 총액이 생산 총액을 초과하는 규모를 뜻한다. 유년층은 아직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만큼 스스로 소득을 창출하기 어렵고, 돌봄 등에서 소비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국민시간이전계정은 국민계정(GDP)에 포함되지 않는 무급 가사노동의 생산과 소비, 이전 흐름을 연령 및 성별로 측정하는 통계다. 이번 통계는 2025년 배포된 유엔(UN) 지침을 반영해 올해 국가통계로 처음 승인받아 공표됐다.

유년층 적자는 가구간이전(9조4000억원)과 가구내이전(107조3000억원)이 순유입되는 방식으로 충당됐다. 가구간이전은 가구와 가구 사이에서 현금이나 현물 형태로 오가는 자원이고, 가구내이전은 같은 가구 안에서 부모가 자녀를 위해 직접 시간과 돈을 쏟는 방식이다. 결국 유년층 적자의 92%가량이 같은 지붕 아래 함께 사는 부모의 몫이었다.

부담의 중심에는 노동연령층(15~64세)이 있었다. 이들은 소비 336조1000억원, 생산 444조4000억원으로 108조3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흑자는 고스란히 자녀 세대로 흘러갔다. 가구내이전으로만 104조6000억원을 순유출했다.

1인당 기준으로 보면 노동연령층의 흑자는 39세에 1035만원으로 정점을 찍는다. 30~40대 직장인이 소득 면에서 가장 왕성한 시기지만, 동시에 영유아 및 초등 자녀 양육비가 가장 집중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버는 만큼 아이에게 쓰는 시기라는 의미다.

생산 패턴도 이 구조를 뒷받침한다. 1인당 생산은 40세에 정점을 찍은 뒤 은퇴 후 다시 반등하는 'M'자형 곡선을 그렸다. 은퇴 이후 생산이 다시 늘어나는 배경에는 손자녀 돌봄 등 가구 내 무급 생산 활동이 자리한다.

노년층(65세 이상)의 상황도 유사하다. 이 연령층은 소비 129조7000억원, 생산 138조원으로 8조3000억원의 흑자를 냈다. 특히 가구간이전으로 5조7000억원을 순유출했다. 손자녀 돌봄에 나선 조부모 세대가 경제적으로도 순기여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5년 전(2019년)과 비교하면 유년층의 적자는 7조5000억원 감소했다. 노동연령층과 노년층의 흑자도 함께 줄었다. 유년층 인구 자체가 저출생으로 감소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인당 생애주기 적자를 연령별로 보면, 태어나는 순간인 0세에 3700만원으로 가장 크다. 이후 성장하면서 줄어들다가 28세에 흑자로 전환된다. 사회에 나와 직장을 잡아야 비로소 스스로 버는 것이 쓰는 것을 앞지른다는 의미다.

흑자 기간은 39세(1035만원)를 정점으로 유지되다가 82세에 다시 적자 구간에 진입한다. 소비 패턴은 0세에 가장 많고 19세에 가장 적은 'L'자형을 보였다. 태어나자마자 돌봄 비용이 최대로 집중되고,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1인당 소비가 줄어드는 흐름이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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