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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위험 현장으로”…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 몸값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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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8. 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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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CE, 4족 보행 로봇 '스팟'에 200만달러 투입
민간 영역서 폭넓게 검증…전세계 1500대 이상
데이터 수집…아틀라스 상용화 전 사업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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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영국 원자력 시설 해체 당국 산하 공기업인 셀라필드 현장을 순찰하는 모습./셀라필드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을 앞세워 상업용 로봇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제조·에너지 시설의 설비 점검에서 출발한 스팟의 활동 무대가 물류·건설 현장을 넘어 재난 대응과 공공안전 영역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의 상용화를 앞둔 가운데 이미 판매와 현장 운영 경험을 확보한 스팟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사업을 지탱하는 '상용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31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위험 지역에 투입할 원격 조작 로봇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 200만달러 규모의 스팟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지난 28일 공개한 조달 계획에 따르면 스팟은 요원이 직접 현장에 진입하기 전 건물 내부를 탐색하고 위험 요소를 확인하는 등 상황 인식과 위험 평가를 수행하는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위험하거나 밀폐된 공간,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에 로봇을 먼저 투입해 현장 요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스팟의 무기화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회사 측은 "스팟은 사람을 위험한 상황에서 보호하기 위해 다수의 정부기관과 공공안전 조직에 판매되고 있다"며 "이용 약관상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을 무기화하려는 모든 시도는 엄격히 금지된다"고 강조했다.

스팟의 성능은 민간 산업현장에서 상당 부분 입증됐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 고객에게 1500대 이상의 스팟이 공급됐다. 제조공장과 발전소, 건설 현장 등 사람이 직접 반복적으로 순찰하거나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 현장이 주요 활용처다.

코카콜라 유럽태평양 파트너스(CCEP)는 스코틀랜드 생산시설에서 스팟을 설비 점검에 활용하고 있다. 스팟은 생산라인을 따라 정해진 경로를 자율적으로 이동하면서 모터와 기어박스 등의 상태 데이터를 수집한다. 열화상·초음파·진동 센서 등을 활용해 설비의 이상 징후를 확인하고, 실제 현장에서 공기 누출과 같은 문제를 찾아 정비에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대형 고로의 예방정비에 스팟을 활용해 작업자의 반복적인 현장 점검 부담을 줄이고 있다. 일본 J-POWER는 지열발전소에서 정기적인 순찰에 스팟을 투입해 설비 이상과 가동 중단 위험을 파악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교통국도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밀폐 공간 점검에 스팟을 활용하고 있다. 식음료와 철강, 발전, 건설, 인프라 등 스팟의 적용 산업이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빠르게 확장되는 분위기다.

스팟의 경쟁력은 다양함에 있다.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장착해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반복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는 이동형 데이터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장소에는 스팟을 먼저 투입하고, 사람이 수행하던 단순 반복 점검은 로봇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현장 작업자는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 징후를 확인하고 필요한 정비나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다.

이는 제조업의 스마트팩토리 전환과도 맞물린다. 설비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 기존의 '정기 점검'을 넘어 상태 기반 유지보수(CBM)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스팟의 활용처가 넓어질수록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축적하는 현장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도 늘어난다. 다양한 산업 환경에서 자율주행과 원격조작, 센서 융합 등을 반복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로봇 기술 고도화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스팟의 상용화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아틀라스와 성장의 궤를 함께한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틀라스가 자동차 생산 현장에서 부품과 자재를 운반하고 조립 관련 작업을 수행하는 등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양산뿐 아니라 현장 대응력과 안전성, 작업 효율성 등을 입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미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상용 운영 경험을 쌓은 스팟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있다. 스팟을 통해 확보한 고객 네트워크와 현장 운영 경험, 로봇 관제 및 데이터 처리 역량이 향후 아틀라스의 산업 현장 적용을 뒷받침하는 자산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 입장에서는 스팟이 연구실의 기술을 실제 고객이 돈을 내고 사용하는 사업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틀라스가 본격적인 상용화와 양산 단계에 진입하기 전까지 스팟이 매출과 고객 기반, 현장 데이터를 확보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산업현장에서 로봇을 운영하며 축적하는 데이터와 활용 경험은 향후 아틀라스를 비롯한 차세대 로봇의 상용화 과정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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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현대자동차그룹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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